'쉬었음' 청년 등 지원사업 신설 … 졸업예정자도 수혜 대상 포함노동부 "고3, 여름방학 후 운영토록 권고 … 설명회서 전달"고교 "방학하면 참여율 저조" … 운영대학 "권고 들은 바 없어"
  • ▲ 2025 환경산업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특성화고 학생들이 업체 채용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연합뉴스
    ▲ 2025 환경산업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특성화고 학생들이 업체 채용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연합뉴스
    이른바 ‘쉬었음’ 청년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올해 일자리 첫걸음 보장센터 사업을 도입한 가운데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위한 고용노동부의 사업 운영 시기 권고가 일선 현장의 교육 여건과 맞지 않아 탁상행정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15~29세) 미취업자 중 3년 이상 취업하지 못한 청년 비중은 18.9%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20~2025년 이른바 ‘쉬었음’ 청년은 2022년(39만 명)을 제외하면 42만~43만 명 선에서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50만4000명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5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노동부는 올해 청년 고용지원을 위해 일자리 첫걸음 보장센터 사업을 신설하고, 공모를 통해 지역별 운영대학 총 10곳을 선정했다. 졸업·퇴사 이후 미취업 상태이거나 구직 등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아 통계상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청년들을 조기에 발굴해 자존감 회복부터 진로 설계와 취업역량 강화, 고용 안착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학교별로 사업 운영비 6억 원을 전액 국비로 지원하며, 최대 5년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 ▲ 지난해 9월 청년 일자리 대책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 추진방안'을 발표하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연합뉴스
    ▲ 지난해 9월 청년 일자리 대책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 추진방안'을 발표하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연합뉴스
    A대학의 경우 최근 직업계 고등학교 학생을 위한 1일 실습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12개 직업계고에서 K-푸드, 뷰티, 바이오 분야 전공 3학년 재학생 총 82명을 대상으로 총 3일에 걸쳐 체험형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그런데 사업의 운영지원과 관리·평가를 맡은 한국고용정보원의 사업 안내 홈페이지에는 이 사업의 수혜 대상이 ‘대학·고교 재학생을 제외한’ 15~34세의 취업을 희망하는 대한민국 미취업 청년으로 돼 있다. 즉, 학교에 적을 두고 있는 ‘재학생’은 지원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배제된다. 직업계고 재학생의 경우 통상 노동부의 또 다른 사업인 ‘고교생 맞춤형 고용서비스’ 등을 통해 지원받아야 한다.

    다만 노동부는 고3 졸업반 학생은 예외가 인정된다는 태도다. 노동부의 2026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등 운영·지원대학 사업시행지침에 따르면 일자리 첫걸음 보장센터 사업의 서비스 대상에 ‘졸업예정자’를 포함하고 있어서다.

    그러면서 노동부는 고3 학생의 경우 여름방학 이후 사업에 참여하도록 설명회를 통해 운영대학에 권고했다고 부연했다. 시기적으로 졸업을 반년쯤 앞두고 사업에 참여케 하는 것이 사업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동부 청년고용기획과 관계자는 “예비졸업자를 위한 사업은 여름방학 개시 이후 참여토록 허용하고 있다”며 “설명회에서 인쇄물까지 나눠주며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A대학 프로그램에 참여한 직업계고 대부분은 여름방학 이전에 참여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B고교 관계자는 “학생 20명쯤이 오전 수업 후 오후에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며 “방학 후에는 참여가 저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A대학 관계자는 “졸업예정자가 사업 대상자에 포함된다고 안다. 사업 진행에 문제가 없다”며 “(노동부의 권고사항에 대해선) 딱히 들은 게 없다”고 했다.

    교육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사업 운영 권고와 고교·대학교 일선 현장의 괴리감은 비단 A대학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라며 “정부의 사업운영 지침이나 권고가 현장 여건을 반영하지 못한 사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