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중국의 사드보복에 오너 네트워크 총동원해야SK, 판 커진 도시바 인수전에 오너 판단 더 절실해져
  • ▲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과 최태원 SK 회장(오른쪽)의 모습.ⓒ각 사
    ▲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과 최태원 SK 회장(오른쪽)의 모습.ⓒ각 사

     

    재계 총수들의 출국금지가 글로벌 경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해당 기업 및 총수를 범죄집단 또는 범죄자로 오해할 수 있다. 이미지와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수개월째 출국금지로 발이 묶여 주요 현안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중국의 사드 보복에 현지 사업 전체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직접 날아가 중국 정부와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동빈 회장이 구축한 현지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총동원하고, 오해를 풀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은 중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

     

    탄핵 정국으로 외교적·국가적으로 중국 정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기업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길도 막아놓은 셈이다.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울화통이 터질 일인다.

     

    SK 역시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전에 여러가지 변수와 돌발상황이 발생하고 있지만,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설수 없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당초와 달리 도시바 지분 매각 규모가 커지면서 최대 20조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결국 최태원 회장이 직접 담판을 짓고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이 됐다.

     

    도시바 인수가 SK에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는 내부적으로 판단할 문제이지만 그것을 결정할 수 있는 기회는 줘야 한다. 그 기회를 특검 또는 검찰이 박탈해서는 안된다. 결국 특검의 출국금지 조치가 아직까지 이어지면서 SK는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떨어지고 있다.

     

    의혹이 남아있거나 수사가 필요하다면 신속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 특검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했지만, 다른 재계 총수들에 대한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수사도 하지 않을거면서 바쁜 재계 총수들을 출국금지 시키는 것은 부당한 처사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출국금지 자체만으로 대외적인 이미지와 신뢰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주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롯데나 SK 총수에 어떤 일이 발생할수도 있다는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을 주저하게 혹은 돌아서게 만들 수 있다.

     

    하루빨리 재계 총수들의 출국금지가 풀리기를 바란다. 국가가 기업의 경영활동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족쇄를 채워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것을 막아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