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1위 삼성, 오너 공백에 따른 경영 차질 불가피투자·고용·신사업 등 대한민국 경제 위축될 전망제3자 뇌물공여죄 적용 여부 따라 총수 소환될 듯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구치소에 입감되는 모습.ⓒ이종현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구치소에 입감되는 모습.ⓒ이종현 기자

     

    재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됨에 따라 향후 경제에 미칠 파장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히 특검의 다음 타깃으로 지목되고 있는 SK·롯데·CJ  등은 바짝 긴장한 상태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후폭풍의 확산 여부는 특검 수사가 향후 연장될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그룹은 물론 재계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당장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삼성그룹의 총수가 구속됨에 따라 오너 공백에 따른 경영 차질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그룹 수뇌부가 구속됨에 따라 다양한 개혁 작업들이 동력을 잃게 됐다”며 “올해에는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와 결정이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삼성은 특검 수사로 인해 아직까지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으며, 올해 투자 및 고용 계획 등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 상황도 좋지 않은데,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기업들이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 ▲ ⓒ정상윤 기자
    ▲ ⓒ정상윤 기자

    특검의 다음 타깃으로 지목되고 있는 SK·롯데·CJ 등은 다시 긴장 모드로 전환됐다. 오는 28일로 특검 수사 종료 시점이었던 것이 1개월(30일) 연장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정례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수사 기간을 고려했을 때 다른 대기업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가 공식적으로 진행된 것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SK 최태원 회장, 롯데 신동빈 회장, CJ 손경식 회장 등에 대한 소환조사 명분이 생긴 탓이다.

     

    특히 롯데와 CJ도 아직 임원 인사를 비롯해 투자와 고용 등 사업계획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롯데의 경우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계열사별로 임원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해당 기업들은 삼성과는 상황과 혐의가 다르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불똥이 튀지 않을까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삼성과 같은 선상에서 연계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관련 특혜 의혹을 받았다. 롯데는 면세점 특허 획득, SK와 CJ는 회장의 사면 거래 등이 의혹의 대상이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과 관련해 특별히 전할 입장은 없다”며 “차분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CJ그룹 관계자는 “충격적인 결과에 많이 당혹스럽다”며 “향후 특검 수사가 연장될지 여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기업은 총 53곳으로, 총 규모는 774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삼성은 204억원으로 가장 많은 돈을 냈고 SK 111억원, 롯데 45억원, CJ 13억원 등을 냈다.

     

    일각에서는 제3자 뇌물공여죄 적용 여부에 따라 다른 대기업들로 불똥이 튈지 말지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 공소장에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준 돈을 제3자 뇌물공여죄로 적용했지만, 법원 영장에는 이 부분이 적용된 것인지 아니면 추가로 범죄수익은닉이 적용된 것인지 명확하게 밝혀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오전 5시40분쯤 특검이 청구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범죄 혐의와 추가 증거를 고려할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이유에서다.

     

    특검은 지난 14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앞서 지난달 16일 청구된 구속영장은 한 차례 기각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