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우리은행장에 쏠린 이목

우리은행 차기 행장 놓고 상업·한일 마지막 계파 싸움

외풍보다 내풍 심한 조직 갈등이 변수로
경영실적·조직관리 능력 등 저마다 강점

채진솔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1.05 17: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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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동건 부행장, 남기명 부행장, 정화영 중국법인장,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 채우석 부행장, 윤상구 전 부행장, 김양진 비씨카드 감사, 최승남 전 우리금융 부사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 부사장. ⓒ 우리은행

 

차기 우리은행장 자리를 두고 불꽃 튀는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민영화 이후 첫 은행장 후보가 내부 인사로 한정되면서 이광구 행장을 비롯한 전·현직 임원들이 물망에 올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는 최근 5년 내 우리은행과 계열사를 거친 임원으로 행장 후보를 좁혔다.

이에 따라 현 이광구 은행장을 포함한 10명의 임원들이 자천, 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임추위가 제시한 차기 은행장의 덕목으로 △기업가치 극대화 △우리은행·금융지주·계열사 재직 당시 업적 및 경영능력 △조직안정화 등을 꼽았다.

이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이광구 행장과 남기명, 채우석, 최승남 부행장 등 4명의 상업은행 출신과 현 이동건 그룹장, 윤상구 전 부사장 등을 필두로 한 6인의 한일은행 출신 전·현직 임원들이 은행장 자리를 놓고 격돌하게 된다.

◆ ‘영원한 라이벌’ 이광구 은행장 vs 이동건 그룹장

일단 자격요건만 놓고 봤을 때 가장 유력한 인물은 이광구 은행장이다.

2014년 말 취임 후 16년 동안 아무도 이루지 못한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성공시켰다. 이광구 은행장은 민영화 뿐만 아니라 지난해 3분기까지 1조가 넘는 순익을 달성하며 실적과 민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 같은 성과 때문에 과점주주 사이에서도 이광구 은행장의 경영 능력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대항마론 이동건 그룹장이 손꼽힌다.

둘의 이력만 살펴봐도 기 싸움이 팽팽하다.

이광구 은행장과 이동건 그룹장은 2011년 상무에서 부행장으로 같은 시기 부행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 행장은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이동건 그룹장은 업무지원본부장을 맡았다.

둘 사이에서 먼저 격차를 벌인 인물은 이동건 그룹장이다. 이 그룹장은 2014년 수석부행장으로 먼저 승진해 우위에 섰다.

그러나 은행장 자리에는 이광구 행장이 한 발 빨랐다. 결국 이동건 그룹장은 마지막 역전패를 당하며 2인자의 서러움을 느껴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은행 출신 사이에선 이번엔 은행장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차기 은행장 후부턴 상업, 한일이란 말이 조직에서 사라질 수 있어 이번에 계파 싸움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현직 임원 경영능력·애사심 충만, 잠룡 후보군

이번 우리은행장 선임에서도 깜짝 인사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이 때문에 현직 임원진도 차기 은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인 남기명 그룹장은 외환사업단, 경영기획본부를 두루 거치고 현재 개인고객본부 그룹장을 맡고 있다.

은행 영업력이 개인고객본부에 집중된 만큼 은행 내에선 이광구 은행장에 이어 2인자로 통한다.

우리은행 경영진에게 주어진 등기이사 3석에서도 한 자리를 꽤 차며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정화영 중국법인장도 잠룡 중 하나다.

2014년 은행장 선임을 놓고 이광구 은행장과 한판 겨뤘던 인물이다.

정화영 법인장은 기업개선지원단장, 임원실 집행부행장(HR본부),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을 맡았다. 특히 2010년부터 약 3년 동안 우리은행 인사를 담당해왔던 만큼 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제대로 파악하고 내부 사정에 밝은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중국 우리은행을 이끌면서 불안정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9월 기준 현지에 진출한 국내은행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거두는 등 영업성과도 탁월하다.

한일은행으로 입행한 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정화영 법인장이 차기 은행장 자리에 오를 경우 최고조에 다다른 내부 계파 갈등이 수그러들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우리은행 계열사인 우리카드를 이끌고 있는 유구현 사장도 하마평에 올랐다.

취임 후 견조한 실적을 거두며 연임에 성공했고, 업계 후발 주자였던 우리카드를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시킨 인물로 평가된다.

과거 우리은행에서 무역센터업무팀장, 기업영업지장, 대구경북영업본부장 등 영업 추진력과 공격적인 영업 마케팅 능력을 갖고 있어 차기 행장 후보로 점쳐지는 인물이다.

우리은행 임원 중 자사주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채우석 부행장도 눈여겨볼만 하다.

채우석 부행장은 지난 2014년 최초 임원이 된 뒤 꾸준히 우리은행 주식을 매입해왔다. 이에 이광구 행장(2만1251주)보다도 배 이상인 5만9561주를 보유하며 남다른 애사심을 갖고 있다.

은행 내부에서도 채우석 부행장이 자사주 매입에 앞장서면서 민영화 기대감을 높이고 직원들에게 신뢰를 준 인물로 꼽히고 있다.

◆ 집 떠난 전직 임원들 복귀 가능성도 솔솔

임원추천위윈회가 전직 임원들까지 행장 도전 기회를 열어준 덕분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있던 전직 임원들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전직 임원 중에서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회장의 ‘브레인’ 역할을 도맡았던 윤상구 전 부행장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윤상구 전 부행장은 지난 2010년 우리금융 경영 혁신 프로그램인 ‘원두(One DO)'프로젝트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낭비라고 판단되는 관련 규정은 뜯어고치고 불필요한 업무 관행을 과감히 없애는 방식을 추진해 우리은행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킨 일등공신으로 평가된다.

지주사 전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우리은행에 맞는 적임자로 김양진 비씨카드 감사(전 우리금융 부사장)도 거론되고 있다.

김양진 전 부사장은 지난 2011년 우리은행 업무지원본부 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전무를 겸직하면서 은행과 지주를 동시에 아우른 경험을 갖고 있다.

이순우 행장 시절 중소기업영업본부와 시너지추친본부를 거쳐 그룹 서열 2위인 수석부행장까지 역임했고, 2014년 행장 후보로 거론됐던 만큼 다시 한번 대권에 도전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통으로 불리는 최승남 전 우리금융 부사장도 물망에 올랐다. 과거 이명박 정권과 이팔성전 우리금융회장 시절 고려대·호남 라인을 타고 우리은행 계열사였던 광주은행장 유력 후보로 두 번이나 거론된 바 있다.

최승남 전 부사장이 금융권을 떠나 건설업계로 떠난 것도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새로운 분야에서 근무한 경험을 금융에 접목했을 때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 전 부사장은 지난 2015년 건설업계로 이동해 호반건설 부사장을 지낸 뒤 현재 호반건설이 인수한 울트라건설 대표이사로 활동 중이다.

우리은행 재임 당시 자금시장본부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호반건설 내에서 금호산업, 동부건설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이 다시 지주회사 전환 체제를 꿈꾸고 있는 만큼 향후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회사 인수합병에서 기대해 볼만하다.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의 복귀 가능성도 나온다. 지난 2013년 6월 당시 우리금융 부사장직에 오르면서 민영화 달성 총대를 메고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2014년 이광구 행장 선임 당시 경쟁 후보에 오르기도 했지만 고배를 마신 뒤 부사장으로 남아 민영화 추진에 공을 들였다. 중동과 유럽을 돌면서 IR을 개최하고 투자자를 설득하는 등 민영화 기틀을 마련하는데 노력한 만큼, 차기 행장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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