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 예견된 공장폐쇄인데...

누가 더 아플까… 정부 vs GM '아킬레스 전쟁'

부실 원인 해석 제각각, 셈법도 달라
"본사 고리 송금이 문제" vs "일자리 30만개 사라질 것"

최유경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8.02.14 11: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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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목전에 두고 GM이 치밀한 각본으로 우리 정부를 옭아매고 있다. GM은 13일 군산공장을 오는 5월말까지 완전히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군산은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고 했지만 정부 내에서는 GM의 갑작스런 발표에 당혹감을 넘어 불쾌감까지 내보이고 있다. 

정부는 전일 기획재정부, 산업부, 금융위 등 차관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14일에는 실무자급 국과장 회의를 열고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 정부 "실사 먼저"… GM "시간 없다" 

우리 정부는 △실사 △자구책마련 △지원검토 순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GM의 일방적인 스케줄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GM 2대 주주인 산업은행(지분율 17%)이 GM과 협의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실사를 진행해야 한다. 한국GM도 이번 실사에는 적극적이다. 과거 행보와 대조적이다. 산업은행이 지난해 3월 한국GM의 부실 원인을 찾기 위해 116개 자료를 신청했으나 한국GM은 단 6건만 제출했다. 

전일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한국GM의 경영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산업은행이 객관적이고 투명한 실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GM이다. 한 발 빠르게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12일 국회서 "한국GM이 중장기적으로 경영구조 개선을 어떤형태로 할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하자, 이튿날 군산공장 폐쇄를 선언했다. GM은 12일 오후 우리정부에 전화로 군산공장 폐쇄를 통보했다.

GM은 '군산 폐쇄'는 시작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댄 아만 GM사장은 "군산 이외 영업장의 미래는 한국 정부, 노조와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수주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시간이 부족하고 급박하게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우리정부가 실사를 바탕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지원 여부를 결정할 시간을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 GM 부실 원인…노동생산성 + 본사 송금

GM은 군산공장 폐쇄가 경영난 때문에 어쩔 수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한국 GM의 누적적자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2조원이 넘는다. 지난해 적자만 6천억이 넘는다. 

군산공장의 경우, 줄곧 유럽 수출용 제품을 만드는데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하면서 공장 가동률은 20%를 밑돌게 됐다. 

미국 본사가 한국GM에 운영자금 2조4천억원을 빌려줬으나 이자율이 연간 5%나 달한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GM 낸 이자만 4620억원이다. 같은기간 미국이 저금리였던 것에 비하면 한국GM을 대상으로 '이자놀이'를 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2016년에 한국GM은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본사에 6140억원을 송금했다. 이밖에 업무비용 경비 및 로열티 등은 별도로 냈다.

반면 GM은 고임금 저생산을 걸고 넘어진다. 지난해 한국GM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8700만원에 달한다. 2013년 이후 2016년까지 성과급은 해마다 1천만원 이상 지급됐다. 

▲오는 6월 문재인 정부의 첫번째 선거인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 청와대



◇ GM, 6월 지방선거 앞두고 협박

GM은 우리 정부가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땐 철수하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GM은 △유상증자 참여 △세금 감면 △재정지원 등을 요청했다. 

일단 GM이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온갖 의혹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GM이 호주 사업장을 호주 정부의 지원이 끊기자마자 철수한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비판도 많다. 

일각에서는 한국GM에 대한 세무조사 등을 통해 강경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GM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도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오는 6월 문재인 정부의 첫번째 선거인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새 정부가 표심으로 받아들 첫 시험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년여 간 높은 지지율을 기반으로 여당의 압도적 승리를 기대하는 찰나에 GM사태로 대량해고 사태 등이 빚어진다면 쓰나미급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5월 폐쇄될 군산공장에는 2100명이 일하고 있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목표의 최전선에 일자리를 둬왔다. GM 사태로 선거를 패배할 경우, 향후 국정운영에도 난관이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을 통한 실사가 마무리되면 사실상 지원을 위한 수순을 밟게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GM이 절묘한 타이밍에 한국GM 근로자 뿐만 아니라 2차, 3차 협력사까지 30만 일자리로 협박을 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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