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압박에 경영진 결국 ‘백기투항’내규 변경 착수, 이사회 분리 독립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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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압박에 결국 금융지주회사들이 백기를 들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김정태 회장을 제외키로 결정했다.

    또 회추위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해 객관성과 투명성을 강조한 새로운 지배구조 개선안을 의결했다.

    이밖에도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 주주뿐만 아니라, 외부자문기관 등으로 추천 경로를 확대해 연차보고서에도 기재한다.

    이 같은 변화는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감원장이 일부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의 ‘셀프연임’을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금융지주회사들이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금융당국은 경영유의, 인허가 불허 등으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결국 금융지주회사마다 다른 지배구조를 금융당국이 원하는 데로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이른 것이다.

    그동안 상황을 지켜보던 신한금융지주의 발걸음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회장추천위원회 내에 조용병 회장이 포함돼 있다. 그동안 현직 회장이 회장 후보군에 포함됐을 때 회추위 구성원에서 빠졌지만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안에서 회장 배제를 원하고 있다.

    아직 한동우 회장에서 조용병 회장으로 교체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금융당국의 압박을 고려해 이번에 회사 내규를 손볼 참이다.

    KB금융지주는 상시지배구조위원회에서 윤종규 회장을 제외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상시지배구조위원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회는 계열사 대표이사 선임, 회장후보군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데 금융당국은 현직 회장이 차기 CEO 후보군을 관리할 경우 공정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KB금융 외에도 BNK금융, DGB금융도 현직 회장이 차기 CEO 후보군 관리를 맡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포함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내놓은 지배구조 개선안이 사실상 가이드라인”이라며 “금융당국의 압박 수위가 높다 보니 다른 지주회사도 이를 어쩔 수 없이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