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운위 거쳐 10일 주총 통과… 국토부 장관 임명제청 밟는 중4번째 경찰 출신 CEO… 낙하산 부담되지만 내부 반대 적을 듯
  • ▲ 한국공항공사.ⓒ연합뉴스
    ▲ 한국공항공사.ⓒ연합뉴스
    9개월 가까이 공석인 한국공항공사 사장에 손창완 전 경찰대학장이 다음 주 초 임명될 게 확실시된다. 공항공사는 4번째 경찰 출신 최고경영자를 맞게 됐다.

    11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공항공사는 지난 10일 주주총회를 열고 손 전 학장을 공석인 사장에 임명하는 동의안을 의결했다. 손 전 학장은 지난달 열린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의결을 거쳐 다른 후보자와 함께 최종 2배수에 이름을 올린 상태였다.

    세종 관가의 정통한 소식통 설명으로는 현재 손 전 학장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임명제청 절차를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인사혁신처와 국무총리를 거쳐 브이아이피(VIP) 임명까지 보통 2~3일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므로 손 전 학장의 공항공사 사장 임명은 다음 주 초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손 전 학장은 전남 장성 출신으로 경기 안산경찰서장, 경기지방경찰청 제3부장, 서울경찰청 차장, 전북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을 지냈다. 2016년엔 더불어민주당 안산시단원구을 지역위원장을 맡아 제19대 총선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올해 지방선거에선 안산시장 출마예상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 ▲ 낙하산 인사 반대 공항공사 노조.ⓒ연합뉴스
    ▲ 낙하산 인사 반대 공항공사 노조.ⓒ연합뉴스
    손 전 학장은 항공 관련 전문성이 부족해 낙하산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공항공사가 '가'급 국가중요시설이어서 경비·보안 부문과 연관 지을 수 있는 정도다.

    최근 철도 관련 사고가 잇따르면서 이날 '캠코더' 출신 오영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전격 사퇴한 것도 부담이다. 공기업 낙하산 인사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공항공사는 앞서 서울지방경찰청장 출신인 윤웅섭, 이근표, 김석기씨가 사장 자리를 거쳐 간 전례가 있다. 손 전 학장이 임명되면 4번째 경찰 출신 CEO가 된다.

    공항공사 내부에선 경찰 출신 전임 사장들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 않은 편이다. 김포공항 국제선이 인천국제공항으로 넘어가 터미널 등 70%의 시설이 유휴화되는 등 공사 창립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에 조직장악력이 좋은 경찰 출신 CEO들이 와서 위기를 극복하는 데 나름의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항공사 노조도 사장 공백이 길어지면서 반대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고 있다. 노조는 손 전 학장이 전문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운 낙하산이 맞지만, 사회적 논란에 휩싸였거나 개인 비리 등 큰 문제의 소지가 없다면 적극적으로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태도다.

    공항공사는 지난 3월 성일환 전 사장이 임기를 1년쯤 남기고 갑자기 물러나면서 서훈택 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의 차기 사장 내정설이 돌았다. 하지만 서 전 실장이 '진에어 외국인 등기이사 불법 재직' 사태의 여파로 중도 낙마하자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재공모에 나서 지난 9월21일 후보자 5명을 공운위에 추천했다.

    임추위는 손 전 학장과 1차 공모에서 서 전 실장과 함께 5배수에 들었던 4명의 후보자를 같이 추천했다. 공항공사 안팎에선 4명의 후보자가 1차 공모에서 서 전 실장에 사실상 밀렸던 만큼 재공모를 통해 새롭게 추천된 손 전 학장의 낙점설이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