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의왕 등 GTX 수혜지역 '도미노' 하락안양동안 84㎡가 3억 '뚝'…매물도 두배 늘어"집값 기대감 선반영, 하락세 확대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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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정차역 이슈로 집값이 급등했던 수도권 지역 곳곳에서 가격 하락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거래 축소로 매물이 쌓이면서 수억원씩 하락한 값에 매매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24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의 통계를 살펴보면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에 위치한 '푸른마을인덕원대우' 84㎡(이하 전용면적)은 지난달 18일 9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8월 같은 면적이 12억400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해 3억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같은 동에 위치한 '꿈마을우성' 101㎡ 역시 지난 8월 13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한 반면, 지난달에는 2억원 가까이 떨어진 11억675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양시 동안구의 경우 올해 GTX-C노선 호재로 집값이 급등했지만,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 여파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안양시 동안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6월 0.99%까지 치솟았지만, 지난 이달 셋째 주(20일 기준)에는 0.04%를 기록한 상태다.

    이 지역 아파트 매물도 GTX-C노선 확정 이후 1100여건으로 크게 줄었지만, 이날 기준 2100여건으로 훌쩍 늘어났다.

    GTX-C노선 기대감에 올 상반기 집값이 크게 오른 경기도 의왕시도 비슷한 분위기다. 의왕시는 지난 2월 아파트값이 1.09%까지 올랐지만, 이달 셋째 주에는 보합(0.00%)으로 전환됐다. 의왕시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멈춘 것은 2년 4개월 만이다.

    실거래를 살펴보면 의왕시 내손동 '의왕내손e편한세상' 84㎡는 지난 8일 9억1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같은 면적, 같은 층이 지난 5월 10억3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해 1억원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의왕시 아파트 매물 역시 지난 2분기 600여건까지 줄었지만, 이달에는 1200여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단기간 내 집값이 크게 오른데다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들어 매물이 계속 쌓이는 상황"이라며 "여전히 호가는 높지만 거래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아 가격을 크게 낮춘 매물도 종종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강화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에 따라 한동안 달아올랐던 GTX 풍선효과가 서서히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GTX 수혜 지역의 경우 올해 가파른 집값 상승세와 함께 교통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우선 반영되면서 단기간 집값이 급등했지만,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하락 조정 국면을 맞았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경기·인천 GTX 수혜 지역 가운데 집값 상승률이 높았던 중심으로 하락세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GTX는 완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다양한 변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게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해당 지역들의 경우 최근과 같은 부동산시장 조정기에는 이른바 집값 거품이 빠질 수 밖에 없으며, 이같은 추세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