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기사업 공약 선공… 일부신설·기존선로 활용 병행李, '플러스(+)' 프로젝트 제시… 尹의식·기존공약 확대전문가 "2기 필요… 사업성확보 관건·연장사업은 부정적""신도시 지정해 미래수요 안아야… 금리 인상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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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를 40여일 앞두고 여야 후보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공약을 내놓으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앞다퉈 기존 노선 연장과 추가 노선 신설을 제시했다. 철도전문가는 2기 GTX사업 추진 필요성에는 동의했다. 관건은 표(票)퓰리즘(대중영합주의)으로 제시된 노선이 민간투자자 구미를 당길 만큼의 사업성이 있느냐이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지난 24일 경기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 전역을 평균 30분대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교통혁명을 추진하겠다"며 'GTX플러스(+)'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기존 GTX 노선의 속도를 높이고 신규 노선도 추가한다. GTX-A(파주운정~동탄)+ 노선은 동탄∼평택 연장을, GTX-C(덕정~수원)+ 노선은 북부는 동두천까지, 남부는 병점·오산·평택까지 각각 연장하는 구상이다. 노선결정 과정에서 논란이 거셌던 서부 광역급행(D노선·김포장기~부천종합운동장)은 경기도의 요구대로 김포∼부천∼강남∼하남 구간으로 만든다. 또한 E노선(인천~시흥·광명신도시~서울~구리~포천)과 F노선(파주~삼송~서울~위례~광주~이천~여주)은 신설을 추진한다.이 후보는 지난해 11월만 해도 C노선을 경기 평택과 시흥까지 연장하겠다는 태도였지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공격적인 공약을 의식한 듯 연장 범위를 확대하고 국민의힘 경선과정에서 유승민 후보가 공약했던 D노선의 하남 연결도 끌어안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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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7일에는 국민의힘 윤 후보가 '수도권 30분 내 서울 출근'을 기치로 2기 GTX 추진을 공약했다. 윤 후보는 "(기존 GTX 노선이) 수도권 전체를 아우르기엔 역부족"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A노선은 동탄~평택, C노선은 동두천~덕정·수원~평택 연장을 제시했다.2기 GTX 추진도 약속했다. D노선은 수도권 남부에서 동서를 잇는 방식으로 변경한다. 김포~대장~신림~사당~삼성~하남~팔당 노선을 기본으로, 삼성에서 분기해 삼성~수서~광주~여주를 잇는 노선을 추가했다. 전체 노선은 옆으로 눕힌 'Y자' 형태가 된다. 기본노선은 신설, 삼성~여주 구간은 일부 신설과 기존 경강선 활용을 병행한다.E노선은 수도권 북부에서 동서를 잇는 형태다. 인천~김포공항~정릉~구리~남양주를 연결한다. 김포공항~구리 구간은 신설, 나머지 구간은 공항철도·경의 중앙선을 활용한다.F노선은 수도권 거점지역을 연결하는 순환선 개념이다. 고양~안산~수원~용인~성남~하남~의정부~고양을 잇는 노선이다. 성남~고양 구간만 새로 건설하고 나머지는 서해선·수인 분당선 등을 활용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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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전문가는 2기 GTX사업 추진 필요성에는 동의했다. 기존 A·B·C노선 만으론 소외지역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여야 대선후보가 내놓은 노선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 차원에서 2기 GTX사업을 아직 검토하거나 구체화하지 않은 이유는 충분한 수요가 없어서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철도전문가는 "전부 국비로 건설한다면 모를까. 운영의 효율성을 고려한다면 민간사업자가 들어올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의 경우 재원으로 총 17조6440억원이 필요할 거라고 추산했다. 이 중 국비 지원은 3조~4조원 규모고 나머지는 민자와 역세권 콤팩트 도시 개발수익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추정 사업비의 20%쯤만 국비를 지원하므로 결국 민간투자를 유도할 만한 사업성 확보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철도전문가는 신도시를 먼저 지정해 미래 수요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추진할 순 있을 거라고 귀띔했다.세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로 앞으로 몇 차례 더 금리 인상이 예고된 것도 사업의 변수로 꼽힌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CI(건설투자자) 입장에선 금융권에서 5조원을 빌리는 것과 7조원을 빌리는 건 (체감이) 다르다. 이자율이 높아지고 있어 FI(재무적투자자)도 잘 나서지 않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철도전문가는 노선 연장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하다. 기존 노선을 지나치게 연장하면 수익성이 낮아져 민간사업자가 꺼릴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한 노선 연장으로 말미암은 사업 지연과 그에 따른 보상 문제 등이 맞물려 정부가 수세에 빠질 수밖에 없는 처지이므로 실리를 챙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