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 위기 겹치면 은행 BIS 1.2%p 하락"집값 하락에 가계 평균 순자산… 4.4억 → 3.9억"금융 취약성 지수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 ▲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국내 기업의 잠재 금융리스크가 현실화 될 경우, 은행이 감당해야 할 손실 규모가 5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러한 잠재리스크에 거시경제 위기까지 더해지면 국내은행의 BIS자본비율은 최대 1.2%p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이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다. 

    21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기준금리 상승과 함께 코로나19 원리금 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 종료에 따라 잠재 신용위험이 표면화돼 대출 건전성 저하가 나타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향후 기업 부문의 잠재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은행의 기업대출 부도율이 상승하고 신용손실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취약 기업 여신 비중이 증가할 경우, 2022년말 기준 은행 기업대출 부도율이 0.24%p 상승할 것"이라 추정했다. 

    이에 따른 은행의 잠재 신용손실은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이 필요한 예상손실이 1조5000억원, 자본금 적립이 필요한 예상외손실은 3조4000억원 증가해 결과적으로 은행의 BIS자본비율을 0.47%p 끌어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잠재 신용리스크에 글로벌 경기 둔화 등 국내 기업의 부실 위험이 상승하는 스트레스 상황을 가정할 땐 취약기업의 부도율은 2022년말 기준 대비 0.29%p 에서 최대 0.65%p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BIS자본비율도 0.6%에서 최대 1.2%p 하락해 은행의 복원력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올 1분기말 기준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34%,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1%로 양호한 수준이나 코로나19 기간 중 저금리 기조, 정부의 금융지원, 금융기관의 완화적 대출태도 등으로 기업여신 잠재리스크가 현실화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여신의 잠재된 신용리스크 확인을 위해 코로나19 기간(2020~2021년)의 가산금리와 코로나19 이전(2000~2019년) 간의 가산금리를 비교한 결과 기업들이 과거에 비해 더 낮은 가산금리를 적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 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금융 여건 완화 혜택을 더 받았다. 

    보고서는 국내 주택시장 관련 금융 리스크로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가계의 순자산규모 축소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2021년 하반기 이후 이어진 주택가격 조정으로 가계 평균 순자산이 2021년말 4억4000억원에서 2023년말 3억9000만원으로 5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미분양 주택 증가 등으로 주택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면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부실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금융 취약성 지수가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아직까지 우려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스트레스 테스트는 최악의 상황까지 점검해 본다는 차원으로 봐 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