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895.15원 출발 BOJ 1% 금리 용인… 시장 반응 밋밋일본 여행객↑ 엔화 투자↑… 변동성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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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엔 환율이 한 달 만에 800원대에 진입했다. 일본은행(Bank of JAPAN)의 긴축 깜빡이에 엔화가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였으나 국채 매입 등 완화적 기조를 취하자 다시금 주저 앉았다. 

    8년 만에 찾아온 엔저에 일본 여행객이 큰 폭으로 늘며 국내에서도 엔화를 매입하거나 엔화에 투자하는 엔테크(엔화·재테크)도 활발하다. 전문가들은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속 환율 변동폭이 커진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일 오전 하나은행이 고시한 원/엔 환율은 전일보다 1.77원 내린 895.15원에 출발했다. 원/엔 환율이 800원대에 들어선 것은 약 한달 만이다. 지난달 5일 100엔당 897.29원으로 마감한 것을 끝으로 900원대 초중반까지 올라섰다가 다시 하락세를 맞았다. 

    엔화 가치 변동성이 커진 데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이 변화점을 시사하면서다. 일본은행은 지금껏 수익률곡선제어(YCC)를 통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진행해왔다. 10년물 국채 금리 상한을 0.5%로 제한해 그 이상 금리가 오를 때는 일본은행이 개입해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제로금리'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금융정책회의서 단기 정책금리를 기존의 -0.1%, 10년물 국채금리를 0%로 유지하는 동시에 국채 매입의 기준점이 된 상한점을 기존 0.5%에서 1.0%로 높이기로 했다. 즉 10년물 국채금리가 0.5%를 넘어서도 국채 매입에 나서지 않고 1%까지 두겠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사실상 금리 인상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며 장기 금리가 오르는 동시에 엔화 가치도 올라섰다. 특히 일본이 완화적 통화정책에서 벗어나 긴축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지난 27~28일 엔/원 환율은 905.26~908.80원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엔화 반등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정책 변화가 긴축으로의 전환점인 '피벗'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해석을 내놓으면서다. 

    일본은행 역시 YCC 유연화 조치가 금융완화 정책 포기는 아니라고 밝히자 엔화 가치는 하락 곡선을 탔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28일 "YCC 정책의 일부 수정은 물가가 예상보다 높아질 위험을 막고 금융완화를 지속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은행은 이날 장기 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0.605%까지 오르자 즉각 시장에 개입하며 금리 낮추기에 나섰다. 앞서 1%까지 지켜보겠다던 운용 정책과는 상반되는 조치다. 

    전문가들은 원/엔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단기적인 환차익을 노린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엔저현상에 투자 열기까지 겹치며 국내 엔화 수요는 전례없이 높아진 상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서 엔화 예금 잔액은 74억8000만달러로 한 달새 12억3000만달러나 늘었다. 월간 기준 증가폭으론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한금융투자 하건형 연구원은 "원/엔 환율이 3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할 전망"이라며 "엔화와 원화의 방향성은 동일하나 작년부터 나홀로 완화정책으로 엔화의 절하폭이 훨씬 컸던만큼 절상 역시 가파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엔저 현상이 길어지면서 소액/고액 구분없이 엔화에 관한 투자 열기가 뜨겁다"면서 "미국이 금리를 내리는 시점에 엔화가 오를 것이란 인식까지 퍼지고 있으나 단기간 엔화 가치가 급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