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원 환율 800원대 넘봐여행 앞두고, 투자처로 뜬다외화통장 개설, 엔화 환전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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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뉴데일리
    #1. 
    오늘 8월 여름휴가로 오키나와로 떠나는 A씨는 매일 원/엔 달러 환율을 확인한다. 지난달 비행기표를 예약한 직후 100만원을 환전했으나 연일 원/엔 환율이 하락하자 엔화 추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A씨는 "오키나와 호텔 측에 연락해 기존 결제를 취소하고 현지 엔화 결제로 전환했다"면서 "환율 하락 분에다가 카드 수수료까지 더해 5만원 이상은 절약한 셈"이라고 밝혔다. 

    #2. 
    당분간 일본 여행 계획이 없는 B씨는 증권사를 활용해 엔테크(엔화+재테크)에 나섰다. 해외주식 활성화를 위해 환전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벌이는 증권사를 통해 우대율 100%로 1000만원을 환전했다. B씨는 "시중은행은 환전 최대 우대 수준이 90%인데 현찰 필요없이 엔테크에 나설 거라면 증권사가 가장 저렴하다"면서 "원/엔화가 1000원 수준으로만 올라도 100만원을 버는 것"이라 말했다. 

    일본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이 800원대 진입을 넘보고 있다. 원/엔 환율이 8년 만에 가장 낮은 900원 선까지 밀리자 이른바 '엔테크' 열풍속 엔화예금에 자금 수요가 몰리고 있다. 

    16일 오전 9시 기준 일본 엔화 고시환율은 908.10원으로 910원을 밑돌았다. 엔화 값이 910원 이하로 떨어진 건 2015년 6월 26일 이후 7년 11개월 만이다. 

    원/엔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개인들의 엔화 사들이기도 잇따르고 있다. 신한·KB·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 기준 엔화예금 잔액은 4월말 총 5778억엔(5조2670억원) 규모에서 이달 11일에는 8039억엔(7조3300억원)으로 39% 증가했다. 

    엔테크에 나선 투자자들은 장기평균 값으로 보는 100엔=1000원 공식에 따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엔화는 경제위기때 오르는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데다가 향후 일본의 통화정책이 현재의 완화정책에서 전환될 가능성도 잠재돼 있어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 미국 등 주요국이 잇따라 금리를 올리는 가운데 일본은 제로금리를 고수해 엔화 약세장이 계속됐다. 특히 지난 10년 간 일본중앙은행(BOJ)의 수장으로 엔저시대에 앞장섰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물러나며 본의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신임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당분간 완화적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 밝히며 엔화 하락세는 지속되는 형국이다. 

    다만 엔화예금의 경우 금리가 거의 없어 순전히 환차익에 기대 투자를 해야하기 때문에 급격한 반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외환 변동성은 국내외적으로 여러가지 요소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주요 투자은행들이 장기적으로 엔화 강세를 전망하고 있으나 그 시점이나 폭에 대해선 시각이 제각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