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예금 한달새 1조2000억 증가엔화 환전은 8배 폭증환차익 비과세지만 환전 수수료 등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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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화 가치가 유례없는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엔테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수수료 및 세금을 고려했을 때 예상 수익보다 낮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달 엔화 매도액은 301억 6700만 엔(약 2천 732억 원)으로 4월(228억 3900만 엔)보다 73억2800만 엔 늘었다. 엔화 매도액은 은행 입장에서 엔화를 고객에게 판매한(매도)한 금액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달에 기록했던 62억 8500만 엔에 비해 약 5배 많은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엔화 환전 건수는 지난달에 비해 2배, 지난해에 비교했을 때는 최대 8배까지 많다"고 했다.

    이처럼 엔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는 원·엔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4월 26일 100엔당 1004.17원을 기록한 이후 엔화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18일 8년 만에 장중 8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유례없는 엔저 현상은 원화가 긴축 종료 기대감에 강세를 보이는 반면 일본 중앙은행(BOJ)은 '제로금리' 통화 완화 정책 지속으로 약세가 이어지는 탓이다.

    엔테크 투자자들이 활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엔화예금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5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엔화예금은 개인의 여유자금 예치 등의 이유로 한 달 전보다 9억 3000만달러 증가한 62억5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엔화예금은 은행의 외화예금에 엔화를 예치하고 추후 원화로 환전해 인출하는 상품이다. 5000만 원까지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고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현금을 인출할 때마다 은행에 따라 1.5~2% 전후의 환전 수수료는 물론 15.2%의 이자소득세를 지불해야 한다. 0%에 수렴하는 엔화예금 이자율도 단점으로 꼽힌다.

    직접 환전해서 현금으로 보유하는 방법도 있다. 은행연합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외환길잡이'를 통해 수수료율·우대율·한도 등 환전 조건을 비교하고 이벤트를 통한 수수료 우대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증권 계좌를 통해서 엔화 ETF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ETF는 특정 지수의 변동에 따라 가격이 변동하는 상품으로 국내 상장된 엔화 연계 상품으로는 'TIGER 일본엔선물 ETF'가 유일하다.

    해당 상품은  엔·원 환율을 기초로 하는 '엔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것으로 최근 순자산 60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별도의 환전수수료가 발생하지 않고 주식처럼 소액으로 간편하게 매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시가총액이 300억 원도 되지 않아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본 증시가 33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엔화 약세까지 더해지면서 엔화 투자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도 "상품에 따라 수수료 및 세금이 부과되는 점을 인지하고 생각보다 엔저 현상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