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나홀로 통화완화… 정책금리 -0.1% 환율 저점 840원~870원 전망도원/달러 환율은 10.1원 올라 1282.0원 마감
  • 역대급 엔저시대가 열리고 있다.

    원/엔 환율은 19일 오전 899.94원으로 8년 만에 800원대까지 떨어졌다.

    원/엔 재환율이 80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15년 6월 25일 이후 8년 만이다.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 긴축 열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중앙은행(BOJ)이 나홀로 통화 완화 정책을 이어가기로 하면서 역대급 엔화 약세장이 펼쳐지는 형국이다. 

    19일에만 두차례에 걸쳐 800원를 터치하며 900원 저지선을 위협하던 외환시간 마감 시간인 오후 3시 30분에는 다시 905.21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3·4분기에도 '엔저 현상'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환율 저점이 840원~870원까지도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원화와 엔화는 국내 외환시장서 직접 거래되지 않는다. 대신 달러화를 활용해 통화가치를 견주는 재정환율로 가치가 결정된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장중 141.967엔까지 오르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찍은 뒤 141.4엔대까지 떨어지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일본은행은 지난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일본은행 단기금리를 마이너스(-0.1%) 상태로 동결했다. 또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를 0% 수준으로 유지했다.

    앞서 지난 10년 간 엔저시대를 이끌던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물러나며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신임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당분간 완화적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 밝히고 실제 금리를 기존 마이너스 상태로 동결하자 엔화 하락세는 지속되는 모습이다. 

    특히 이러한 행보는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행보와는 정 반대에 있다. 미국의 금리 상단은 5.25% 수준인데 추가 인상 속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가 계속된다면 양국 금리 격차는 최대 5.85% 수준까지 벌어질 수 있다. 

    시장에선 일본 경제 회복에 따른 엔저 정책이 완화되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돼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면 엔화가 강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은 엔화 매입에 적극적이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 국내 4대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4월 말 대비 이달 15일 기준 40% 증가한 8110억엔(약 7조3300억원) 규모다. 일본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엔화 가격 변동 시점은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투자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0년 동안 디플레이션의 고통을 겪은 나라인 만큼 통화 긴축의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가 회복되고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데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유지된다면 증시든 부동산이든 자산가격의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1원 오른 1,282.0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