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정기주총서 박인호 전 공군 참모총장 사외이사 선임국방·안보 문제 조율 동시에 유인우주 프로젝트 기여 전망올 1월 美 우주개발 기업 액시엄과 합작법인 '브랙스 스페이스' 출범우주실험 원하는 기업 중개 역할 기대
  • 보령(옛 보령제약)이 우주사업을 가시화하고 있다. 우주사업에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군 인재를 영입하고 미국 우주개발 기업과 합작법인 설립도 마치며 그동안 제기된 의구심을 불식해 나가는 분위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인호 전 공군 참모총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일반 제약사라면 공군 참모총장을 영입하는 게 의아할 수밖에 없지만 보령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보령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미래사업인 우주 사업에 공군은 필수적이다.

    보령 관계자는 “우주 사업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공군이 빠질 수 없다”면서 “다른 국가 사례에서 보면 유인우주선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공군 파일럿이 중요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박 전 총장은 KF-16기를 주기종으로 약 4500시간의 비행시간 기록을 가진 베테랑 전투조종사인 동시에 2021년 7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제39대 공군 참모총장을 지냈다.

    박 전 총장은 2021년 9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대한민국 공군이 우주공군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2022년 4월에는 존 레이먼드 미 우주군참모총장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해 콜로라도에서 열린 우주지휘관회의에도 참석해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 19개국 지휘관들과 우주분야 협력 확대를 위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박 전 총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된다면 보령의 국내 우주 사업 추진에는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보령 관계자는 “우주 사업을 위해서는 국방과 안보 분야에서 산적한 문제들을 조율해야 하는데 박 전 총장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전 총장은 공군참모총장 외에도 국방부에서 정책기획관,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보령은 지난 1월 우주사업을 전담할 합작법인도 출범하며 우주사업의 실체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보령은 미국 우주개발 전문기업 액시엄 스페이스와 51대 49의 비율로 합작법인 ‘브랙스 스페이스’를 출범했다. 브랙스 스페이스는 지구 저궤도(LEO)에서 액시엄 스페이스가 2030년 구축할 국제우주정거장의 인프라를 활용한 모든 사업의 국내 독점권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사업 우선권도 갖고 있다.

    보령은 지구 저궤도에서 실험 수요(니즈)가 있는 기업과 액시엄 스페이스를 중개하는 사업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주정거장에서는 우주의 무중력 상태를 이용해 새로운 약물 전달기술 및 물질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탄소섬유 복합소재 실험, 와인 숙성, 우주비행사와 스포츠선수를 위한 인체공학 기술, 고성능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폭넓은 실험을 진행 중이다.

    보령은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가 2022년 3월 CEO레터를 통해 우주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한다고 밝힌 이후 우주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같은 해 12월 액시엄 스페이스에 5000만달러(650억원) 투자를 단행했으며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미국 최대 규모의 우주산업 콘퍼런스 AIAA에도 참석해 개막 및 폐막 연설을 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당시 “위성, 발사체 외 새로운 분야로 우주산업 생태계 범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우주 인프라를 활용해 정부 차원의 우주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고 동시에 민간 영역으로도 사업 폭을 넓혀갈 수 있는 기업이 우주산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