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술 등 무기한 연기 지속… 환자 피해 속출 출구 없는 의정 갈등에 대형병원 수익 수직낙하2000명 증원, 비수도권 중심으로 배분… 20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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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의대증원 발표가 오는 20일 예정된 가운데 빅5병원을 포함한 전국 수련병원 소속 의대 교수들의 사직이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한 달째 전공의 공백을 막으려 남은 의료진들이 고군분투했지만 이제 버틸 힘이 사라진 셈이다. 환자의 치열한 호소는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각각 교수 총회를 진행하고 오는 25일 사직서를 일괄 제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가톨릭의대 비대위, 울산의대 비대위도 사직 결의를 했고 성균관의대 비대위 역시 사직을 선언한 상황으로 실제 사직서를 낼 교수진을 집계하고 있다. 

    결국 빅5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교수들의 전면적 집단 사직이 예고됐다. 이는 중증 환자의 수술이 사실상 멈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전공의 이탈 탓에 급감한 수술과 신규환자 입원 거부 등 문제가 지속된 상태인데 교수마저 빠지면 이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전국 40개 의대 중 33개 의대가 참여하는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 역시 전날 성명서를 통해 △조건 없는 대화 △미래를 위한 상식적 판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합리적 의료 정책 △보건복지부의 조규홍 장관·박민수 제2차관 해임을 요구했다.

    여기에 정부는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간부인 김택우, 박명하 위원장에게 의사 면허정지 3개월 처분을 최종 통보하는 등 강경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대학병원뿐만 아니라 개원가 반발에 불을 지필 것으로 관측된다. 

    정책 반대를 이유로 역대급 의사 공백이 예상되자 환자들의 시름만 깊어진다. 

    한국중증환자연합회는 "암수술을 못 해주겠다는 병원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인력난 때문이라는데 이제 교수들마저 떠나면 환자는 그냥 버리겠다는 것인지 울분이 쌓이고 있다"며 "밥그릇 싸움에 희생양이 된 환자들은 역시나 개돼지 취급을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각 병원 역시 줄어든 수술과 입원, 병상가동률 지표가 팬데믹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대형병원은 매일 1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보며 운영 중이다. 수익저하 탓에 의사 외 직원 무급휴가를 권고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상급종합병원 병원장은 "교수 사직이 현실이 된다면 대형병원도 버티기 힘든 상황이 될 것"이라며 "지금도 직원 월급을 마련하려 대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드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 의대증원은 국민의 요청… 20일 발표 

    의사들이 거센 반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정부는 국민 요구에 따른 의대증원을 미룰 수 없다고 노선을 명확히 했다. 오는 20일 의대정원을 기존 3058명에서 5058명으로 늘리는 대학별 정원을 발표할 전망이다. 

    19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이주호 교육부 장관 겸 부총리가 의대별 정원에 대해 설명할 방침이다.

    정부가 의대 정원 배분 발표를 앞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약 28분간 이어진 모두발언 중 절반이 넘는 시간을 의대증원 필요성에 대해 쏟았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내년도 의대 정원 증가분 2000명을 비수도권 지역 의대를 중심으로 대폭 배정해 지역 필수의료를 강화할 것"이라며 "지역별 인구, 의료수요, 필수의료 확충 필요성, 대학별 교육여건 등을 감안해 증원된 의대 정원을 먼저 권역별로 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국민이 의사 눈치를 살피며 마음을 졸인다면 제대로 된 나라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며 "의료계 일부에서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며 국민이 동의할 수 없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의대증원과 함께 △소아의료체계 개선 대책 △응급의료기본계획 △간호인력 종합대책 △필수의료 혁신전략 △의료개혁 4대 패키지 △건강보험 종합계획 등 필수의료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