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지도학습 기반 AI 도입 … 영상 잡음 줄이고 정확한 CT 이미지 분석 가능美 스탠퍼드대·메이요 클리닉 등과 협업 … 관련분야 상위 1% 저널에 게재
  • ▲ 왼쪽부터 이화여대 이원경 연구원, 최장환 교수.ⓒ이화여대
    ▲ 왼쪽부터 이화여대 이원경 연구원, 최장환 교수.ⓒ이화여대
    이화여자대학교는 인공지능학과 최장환 교수 연구팀이 고화질의 정답값(실측정보)가 없어도 영상전문의 수준의 이미지 인식 능력을 보이는 혁신적인 인공지능(AI) 컴퓨터단층촬영(CT) 화질 평가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연구는 방사선학·의료영상 분야 상위 1%의 권위 있는 학술지 '메디컬 이미지 애널리시스(의료영상분석)'에 게재됐다.

    최 교수팀이 개발한 AI CT 화질 평가 모델은 기존 전통적 품질 평가 방식이 진단의 정확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했다. 저선량 CT에서 고선량으로 검사한 효과의 선명한 영상을 얻을 뿐 아니라 인체의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CT 촬영은 현대 의학의 가장 중요한 진단 도구 중 하나지만, 의료방사선 적정 사용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질병관리청의 지난해 국민 의료방사선 이용현황에 따르면 CT 촬영을 비롯해 우리나라 국민의 지난해 의료방사선 검사는 4억 건에 달한다. 1년 전보다 13% 증가했다. 특히 CT 촬영의 피폭선량이 전체의 67.3%로 최고 비율을 차지했다.

    이에 최근 AI 기술과 접목되면서 더욱 선명한 영상을 얻으면서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AI가 CT 촬영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방법은 CT 영상 이미지 재구성 기술에 있다.

    전통적인 CT 영상은 몸 주위 여러 각도에서 많은 X선 이미지를 캡처한 뒤 컴퓨터로 3차원(3D) 이미지로 재구성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잡음이나 허상은 피할 수 없는 문제로 알려져 왔다. 또 기존의 전통적인 AI 모델은 정답값을 기준으로 학습하는 지도학습이 많이 사용됐으나, 의료 영상에서 정답값을 얻는 것은 매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한계가 있었다.
  • ▲ 저선량 CT 영상품질평가(IQA)에 있어서 딥러닝의 잠재력.ⓒ이화여대
    ▲ 저선량 CT 영상품질평가(IQA)에 있어서 딥러닝의 잠재력.ⓒ이화여대
    이에 최 교수팀은 비지도학습(자기지도학습) 기반의 AI를 도입했다. 비지도학습은 AI 학습 방법의 하나로, 데이터에 대한 정답값 없이 학습하는 방식이다. 최 교수팀은 이를 통해 방사선 전문의의 평가 정답값이 없어도 전문의가 평가하는 수준의 CT 이미지 품질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AI 알고리즘이 영상의 잡음을 줄이고 더욱 명확한 이미지를 얻게 해줘 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을 가능케 했다. 이는 의료진의 영상 평가 시간을 줄이고 환자에 대한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면서도 이미지 품질은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와 메이요 클리닉 등 세계 최고 수준의 AI·의료기관들과 협업으로 이뤄졌다. 전 세계 의료 영상 품질 평가 기준을 확립하기 위한 국제 공동 프로젝트로 주목받는다. 연구팀은 국내 주요 8개 병원과 메이요 클리닉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포함해 다양한 인종과 진단 상황을 반영해 CT 이미지를 평가하는 오픈 소스 데이터 세트를 세계 최초로 구축했다. 이는 지난해 열린 '저선량 CT 인식 영상 품질 평가 챌린지(LDCTIQAC)'에서 선보여져 많은 관심을 받았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지도학습 기반 AI 기술이 저선량 CT 이미지 품질 평가에서 얼마나 혁신적인지를 보여주며,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면서도 진단에 필요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방법을 새롭게 제시해 의미가 있다"면서 "스탠퍼드대, 메이요 클리닉,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더대(FAU), 연세대와의 협업 덕분에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얻고 연구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4단계 두뇌한국21 사업, 인공지능융합대학원사업, 범부처의료기기지원사업, 연구재단 중견연구,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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