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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방송법상 협찬고지 규정을 위반한 MBC가 7억원대의 과태료를 물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MBC의 협찬고지 및 자료제출 규정 위반 행위에 대해 총 7억14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협찬고지는 방송사업자가 방송프로그램의 제작에 직·간접적으로 필요한 경비, 물품 등을 제공받고 협찬주의 명칭이나 상호를 프로그램에 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드라마의 경우 방송 마지막에 자막 형식을 빌어 고지하는 형태다. 통상적으로 일일 드라마 협찬에는 수억원의 협찬비가 오간다. 이 때문에 방송법상 협찬고지는 외주 제작을 맡는 독립 프로덕션에만 허용되며 지상파 방송사나 지상파 방송사의 특수관계인에게는 금지돼 있다.
방통위는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의 MBC 아침드라마 '그래도 좋아'의 협찬고지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 요청에 따라 계약서 등 관련 자료를 검토한 결과, 해당 드라마 제작 주체를 제작비를 일부 조달한 J2픽쳐스가 아닌 MBC프로덕션으로 판단했다. MBC는 '그래도 좋아' 제작 과정에서 J2픽쳐스와 계약한 뒤 J2픽쳐스는 다시 실제 제작을 주도한 MBC프로덕션과 계약을 맺는 방식을 사용했다. MBC는 특수관계자인 MBC프로덕션이 제작한 드라마에 협찬고지를 하면서 법을 위반한 것이다.
MBC는 협찬고지 관련 규정을 방송 회수만큼인 138회 위반한 것 외에도, 방통위에 제출하도록 돼있는 '월간 방송실시결과보고'의 외주제작사명에서도 MBC프로덕션이 아닌 J2픽쳐스로 작성해 자료제출 규정을 7회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방통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MBC의 법위반 사실에 전체적으로 공감하고 의견 일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 행정처분때 감경이나 가중 논의 여부와 타 방송사도 마찬가지로 실태조사를 해야하는 게 아니냐는 각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방송사가 협찬고지 위반으로 거액의 과태료를 부과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방통위는 방송 시장 환경 등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기준과태료 금액을 방송법상 최대 감경 기준에 따라 절반으로 감경했다. 협찬고지 규정 위반의 경우 회당 500만원(138회), 자료제출 규정 위반 행위은 각각에 대해 350만원(7회)를 부과해 총 7억1450만원의 과태료가 결정됐다. 과거에는 유사 사례의 경우 방송회수를 무시, 단 1회로 묶어 과태료를 낮게 책정해주는 잘못된 관행도 있었지만 '원칙'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법률 검토를 거쳐 합리적으로 판단했다는 것이 방통위 측의 설명이다.
방통위는 이날 의결에 따라 중동 방문 중인 최시중 위원장이 다음주 귀국하는대로 행정 처분에 나설 방침이다. 방통위 측은 실무적, 법률적 검토를 충분히 거친 사안인 데다 전체회의에서도 이견이 없어 행정 처분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방통위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결정은 방송통신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원칙적 법 해석과 엄격한 법 집행'이라는 방통위 기조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라며 "엄정한 집행이 이뤄진다면 이런 사례와 같은 식의 제작관행이 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외에도 외주제작, 광고 등에서 부당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방통위를 통한 민원 제기도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