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마와 경마 등을 결합한 복합레저사업을 통해 녹색성장의 새로운 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는 한국마사회. 사진은 힘차게 경기를 펼치고 있는 경주마들.  ⓒ 뉴데일리

    "한국마사회는 이제 경마산업 중심에서 벗어나 '말 산업'이라는 큰 틀에서 미래를 내다봐야 합니다. 말 산업은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고 탄소에너지도 필요치 않은 청정무구(淸淨無垢) '녹색 산업'입니다. 향후 마사회는 이러한 말 산업을 육성해 오는 2012년까지 총 2조원대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달성함은 물론 국가적 '녹색뉴딜정책'에 적극 앞장선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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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마사회 김광원 회장  ⓒ 연합뉴스
    “말 산업, 국가적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야”

    지난해 9월 제32대 한국마사회장으로 취임한 김광원(68) 한국마사회 회장은 제 15~17대 국회의원을 역임하며 2004년 7월부터 1년여 간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정치 지도력과 농림축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경마산업을 말 산업으로 확대 발전시켜 농촌은 물론 국가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원대한 비전을 선포했다.

    "선진국에선 경마를 사행산업으로 간주하지 않습니다. 도박이 아닌 건전스포츠이자 지역의 축제로 여기는 분위기죠. 게다가 경마로 인해 파생되는 사회공헌 활동이나 각종 기부 등 공익성을 간과하고 있는 게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김 회장은 이같은 경마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단숨에 바꾸긴 어렵다고 보고, 보다 많은 국민이 승마를 통해 자연스레 말과 접하는 시간과 공간을 늘려간다면 경마를 포함한 말 산업 전체에 대한 인식이 전환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현재까지 경마산업 위주로 짜여있는 말 생산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생산농가에서 승마용 말을 제공하고 일선 경마장에서도 퇴역한 말을 승용마로 재활용 하는 방안이 그 것.

    승마·골프·해양스포츠 결합, ‘복합 레저 사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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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오후 과천 경마공원에서 열린 국산발주기 시연행사에서 경주마들이 힘차게 뛰쳐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실제로 마사회는 ▲말 산업 육성법(가칭) 제정▲ 전문인력 양성▲ 친환경 말 산업단지 조성▲ 말 생산·육성·유통(경매시장)의 체계적 개선 등을 추진해 말 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고 전국민 말타기 운동을 전개, 현재 2만 명에 머물고 있는 승마인구를 2012년까지 5만 명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한 승마를 농촌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사업은 한창 진행 중에 있다. 마사회는 지난 3월 한국농어촌공사와 MOU를 체결하고 정부의 4대강 유역 개발과 연계해 강변에 거점 승마장을 설치하고 전국의 저수지 주변을 개발하여 승마관광코스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승마·골프·해양스포츠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복합 레저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사회는 이처럼 축산분뇨에 의한 오염이 거의 없고 산업유발효과와 고용창출효과가 월등한 말 산업을 육성해 2012년까지 총 2조6200억원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달성하고 3만 명에 달하는 인원을 고용한다는 계획 아래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고객관람시설을 개선중인 경마공원 전경.   ⓒ 뉴데일리

    특히 올해는 한국마사회 창립 60주년이 되는 해로, 김광원 회장은 지난해 마사회 국정감사장에서 60주년이 되는 해를 한국경마 혁신 원년(元年)으로 삼고 한국경마와 마사회의 역사를 새로 쓰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원년 선포의 계기에 대해 김 회장은 "그간 한국경마는 외형적으로는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사회적 평가는 부정적"이라며 "이는 경마를 건전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했고 농어촌 발전에 기여하는 정도가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마사회가 원년선포식에 발표한 혁신계획은 4대 분야에 걸쳐 모두 115개에 이르는 실천과제를 담고 있다. 김광원 회장이 부임 이후에 새롭게 제정한 4대 경영방침은 ▲즐겁게 일한다, ▲고객을 섬긴다, ▲따뜻하게 봉사한다, ▲말산업을 선도한다로 선포식에서 밝힌 115개 실천과제는 모두 이 네 가지 경영방침에서 나왔다.

    고객환급률 인상 · 노후시설 개선 '대고객 서비스'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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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한국마사회 경주마들이 기수를 태우고 길이 1㎞의 해변경주로를 질주하고 있다. 해수욕장 개장을 기념해 마련된 이날 경주대회에는 경주마 9마리가 출전했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은 올해 처음으로 해변경주대회를 관광상품화 했으며 마상무예와 승마체험행사도 마련했다.  ⓒ 연합뉴스
    가장 먼저 실천되었던 것은 고객환급률 인상이었다. 경마는 지난해까지 마권발매금액의 72%를 경마팬들에게 배당으로 돌려줬는데, 올해부터 73%로 인상하였다. 경마선진국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 환급률로 고생하던 경마팬들에게은 환급률 인상은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한 해 동안 약 730억원 정도가 경마팬들에게 더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대고객 서비스에도 혁신이 진행 중이다. 한국마사회는 원년 선포식에서 "한국마사회의 결승점은 고객입니다"라는 서비스 슬로건을 발표하고 접점서비스 품질관리체계(SQI)를 새로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접점서비스 품질관리체계는 접점서비스의 품질을 계량적으로 측정·관리하는 첨단기법이다.

    노후한 시설과 열악한 환경으로 건전 경마문화 정착에 걸림돌이 되었던 장외발매소도 대대적인 투자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마사회는 4개 임차 장외발매소를 매입하고 1개소를 확장하는 한편 리모델링 공사로 객장 내를 넓고 쾌적하게 바꿔나가고 있다. 아울러 도심외곽지역에는 레저와 베팅이 복합된 공원형 장외발매소도 시범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습관성 도박 치료 사업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며 공공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개 지점에서 소규모로 운영하고 있는 습관성 도박 상담센터인 유캔센터를 지난 7월 16일 200평 규모의 독립된 공간으로 통합 이전하며 유캔센터 자문위원도 4명에서 8명으로 확대해 그 기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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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유진어린이집 소속 지적장애 어린이가 협재해수욕장에서 말을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연합뉴스
    경제위기 극복 동참, 임금 동결 대신 신규 고용 늘려

    경제위기 극복에도 적극 동참했다. 직원 수가 860여명에 불과한 마사회는 청년실업 극복을 위해 2009년에 인턴사원 200명을 뽑아 모범적으로 운영 중이다. 단시간 근로자도 1000명을 추가 고용했다. 이 어려운 때에 직원숫자보다 많은 무려 1200명을 새로 고용한 셈이다.

    그렇다고 마사회가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작년 12월 19일에는 김광원 회장과 김정구 노조위원장이 경영효율화를 위한 노사공동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조직축소, 인력감축, 예산절감, 2년 연속 임금 동결, 성과급 반납 등이 포함된 사상 초유의 고강도 구조조정안이다. 모두가 몸을 사리는 경기 불황에 마사회는 기존 직원들이 임금을 동결하고 성과급을 반납하면서 청년실업자들을 구제하자고 나선 것이다.

    또한 김광원 회장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승마장 설치 지원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승마장 운영과 관련된 일자리가 매년 800개씩 생겨나고 승마교관도 100명씩 늘게 된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데도 한 몫을 했다. 마사회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천억 원의 규모의 매칭펀드를 조성했다. 지난 2월에 마사회는 매칭펀드 500억원의 자금을 무이자로 제공하고 기업은행이 500억을 조성해 자금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저리로 융자를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마사회는 경마 사업에서 창출된 수익으로 축산 및 농어촌 복지 향상을 위한 특별적립금을 조성하고 있으며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해 불우 이웃을 돕는 ‘KRA Angels 기금’, 농촌과 도시를 잇는 1사1촌 자매결연사업, 농촌 장학사업 등 다양한 공익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장애아 치료를 위한 재활 승마 봉사장면.  ⓒ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