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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 박찬구 전 석유화학부문 회장이 해임 7일 만인 3일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그룹 차원의 해임 조치에 대해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회장은 이날 오전 `금호그룹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자신이 해임된 과정과 형인 박삼구 전 회장과 그룹 경영에 관해 그동안 제기된 갈등을 해명하며 그룹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박삼구 회장이 불법적으로 이사회를 소집한 다음, 의안을 `주요 경영현안'이라고 통보했다가 막상 이사회 석상에서는 해임안을 기습적으로 상정했고, 투표용지에 이사 각자의 이름을 적도록 함으로써 회장 지위에 기한 압력을 행사해 해임안을 가결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 적절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법정 다툼을 예고했다.
그는 박삼구 회장의 자제인 박세창 상무의 주식 매입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며 법적 조치를 강구할 뜻임을 내비쳤다. 그는 "박세창 상무가 금호석유화학 주식 매입대금 마련을 위해 금호렌터카와 금호개발상사에 금호산업 주식을 340억원에 매각했는데,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금호렌터카가 어떻게 대주주로부터 170억원이 넘는 계열사 주식을 매입했고, 금호개발상사가 30억원을 차입하면서까지 150여억원의 주식을 매입했는지 의문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회장은 박삼구 명예회장과의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 및 매각 과정에서의 갈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금호석유화학의 내실위주 경영방침은 박삼구 회장의 외형추구와는 근본적으로 상치돼 왔고,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의 인수 추진 당시 인수 반대의사를 분명해 했지만 박삼구 회장이 지나치게 무모한 가격과 풋백 옵션이라는 감당할 수 없는 조건으로 인수를 강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의 앞날을 위해 이를 막아보려 했지만, 이 과정에서 박삼구 회장과의 마찰이 불가피했고, 회장의 막강한 그룹 지배력과 경영전권의 현실 앞에서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추가로 취득한 부분에 대해 그는 풋백 옵션 등에 따른 유동성 위기가 금호석유화학에 급속히 파급되는 것을 막고, 그릇된 경영판단에 휘둘리지 않는 합리적 의사결정구조를 갖춰보려는 일념으로 내린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동경영 원칙을 깼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박삼구 회장 본인이 공동경영의 약속을 무시하고 그룹의 경영권을 혼자만의 전유물인 것처럼 독단적으로 행사해 그룹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위기를 초래했다"고 맞받았다.
그는 "(박삼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퇴진한다고 하면서도 금호석유화학 등 5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겠다고 하는 것은 현재의 위기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일시적 방편에 불과하다"며 "지금까지의 경영실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실질적으로 완전히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누가 지금의 사태에 대한 진정한 책임을 져야 하는 지는 분명하고, 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이 당면한 지금의 위기를 독선과 과욕 대신 소통과 내실 있는 국민적 기업으로 거듭나는 기회로 바꾸고 싶다"고 덧붙였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