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MBC가 대한민국을 망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4대강 의혹을 다룬 MBC PD수첩의 결방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MBC 공정방송 노동조합 이상로 위원장이 “과연 4대강에 대한 무조건적인 의혹 제기가 언론으로서 올바른 태도이냐”는 자성론을 제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위원장은 20일 MBC 사내통신망에 올린 ‘우리 MBC가 대한민국을 망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MBC 내부에서는 지금 방송프로그램을 방송 전에 사장이 먼저 볼 수 있는가의 여부를 놓고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 논의에는 기본적인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정확한 표현은 ‘문제가 된 프로그램에 대해 사장이 사전에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가’ 이어야 한다”라며 “‘프로그램’과 ‘문제가 된 프로그램’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해 당사자가 방송금지를 법원에 요청할 정도로 첨예한 대립이 발생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을 사장이 사전에 보지 못한다면, 사장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며 “더구나 프로그램을 제작한 부서가 광우병 프로그램을 만든 부서”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MBC에는 4대강과 관련된 프로그램 제작에 불문율이 있다. 즉 ‘사대강 사업은 나쁘다. 대운하는 더 나쁘다’ 이다”라며 “여기서 ‘과연 4대강 사업은 나쁜 것인지’ ‘나쁘다면 어떤 각도에서 보았을 때 나쁜지’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MBC는 지금까지 4대강사업의 부정적인 측면만을 강조해왔다”며 “현재 4대강에 대한 MBC의 자세가, 2년 전 부정적인 측면만을 과장 확대했던 광우병 프로그램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이 위원장은 프랑스의 유명한 에너지학자 장 뤽 벵제르의 글도 소개했다.
    장 뤽 벵제르는 그의 책  ‘에너지 전쟁’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석유자원은 시점의 문제이지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다.
    석유가 고갈되면 많은 항공 화물이 해운화물로 대체될 것이다.
    또 바다에는 범선이 다시 등장하게 될 것이다.
    대양을 항해하는 화물선은 순풍일 때 돛을 펼쳐서 기름을 절약할 것이다.
    물론 역풍이 불면 돛을 내리고 기름으로만 항해를 할 것이다.
    지구상에 석유의 고갈로 이렇게 화물선에 돛을 달고 다니는 시대가 오면 어떤 국가가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가 될 것인가?
    대양에서 화물을 가득 싣고 온 화물선이 내륙 깊숙이 들어올 수 있는 나라가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가 될 것이다.
    그래서 하천 교통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운하를 개발하려는 프로젝트가 현재 프랑스 북부와 유럽에서 진행 중이다.
     
    이 위원장은 “사물은 어느 각도에서 보는가에 따라 모습이 달라진다”라며 “장 뤽 벵제르의 주장이 맞는다면 기름 한 방울 나지 않고 수출로 모든 국민이 먹고살아야하는 대한민국은 절대적으로 대운하를 추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에너지 측면에서만 고려한다면 배가 다니기 위해 지금 현재 4대강의 강바닥을 모두 6m 이하로 파야한다”며 “지금 MBC는 강바닥은 6m라는 깊이를 넘어서는 안 되는 아주 위험하고 사악한 금단의 과일로 여기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 위원장은 “가장 손쉽게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법은 오직 한 가지 시각으로만 몰고 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에 반대하는 사람을 비민주세력과 언론을 탄압하려는 간계한 무리로 치부해 버리면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언론인에게 있어서 세상은 절대적인 악도 절대적인 선도 존재하지 않고 다만 시각이 존재할 뿐”이라며 “지금 MBC에게 필요한 것은 편협한 시각에 의한 아집이 아니라 혹시 우리가 놓친 시각이 존재하지는 않는지 항상 겸손한 자세로 연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편견을 갖은 의사는 환자를 죽게 할 수 있다”며 “즉 우리 MBC가 대한민국을 망하게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