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브리프 선정, 브랜드·광고·마케팅 올해의 인기 뉴스 10
  • 정치·외교적 불확실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고금리와 경기 둔화가 장기화되며 소비 심리는 여전히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기술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광고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면서, 국내 광고대행사들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조직 축소와 사업 재편, 생존을 위한 선택이 일상이 된 지금, 업계 전반에 도는 위기감이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에이티비티는 멈추지 않았다. AI를 새로운 파트너로 삼은 작업 방식이 정착되기 시작했고, 기술과 아이디어의 결합은 광고의 표현 영역과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다시 확장하고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도 변화를 선도한 브랜드와 캠페인들은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31일 브랜드브리프는 2025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은 브랜드·광고·마케팅 10대 인기 뉴스를 공개한다.

  • ▲ ©엠포스
    ▲ ©엠포스
    디지털 광고대행사 엠포스(eMFORCE)가 지속된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설립 25년 만에 폐업 수순을 밟았다. 엠포스는 지난 6월 10일자로 기존 광고주들과 직원들의 고용 승계를 디지털 퍼포먼스 마케팅 전문 기업 엠플랜잇(MPLANIT) 측에 넘기고 폐업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해부터 국내 중소규모 대행사들의 폐업과 파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엠포스까지 문을 닫게 되면서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광고 대행 시장은 과열경쟁으로 인한 이익률 저하, 한국 시장의 경제 침체가 이어지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2000년 설립 이래 수많은 어려운 상황들을 잘 이겨내며 여러분들과 함께 성장해 온 엠포스였으나, 경기 불황 속 인력 이탈로 인한 조직 문제 등으로 지속된 경영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상 최대의 적자 경영이 이어지면서 폐업에 이르게 된 것. 

    엠포스는 2000년 삼성그룹 계열사의 공동 출자로 설립된 이후 2005년 삼성그룹 계열사의 보유 지분을 일본 온라인 마케팅 대행사 OPT로 매각하면서 OPT 자회사로 전환됐다. 이후 엠포스는 디지털 마케팅 전문기업으로 국내 광고 시장에서 탄탄히 자리잡았지만, 최근 들어 대행사 간 과도한 경쟁과 계속되는 경기 불황,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AI(인공지능)의 출현 등 급변하는 광고 시장 환경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해 농심기획이 청산 절차를 밟으며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을 비롯해 갑작스럽게 폐업한 이루다크리에이티브와 인터스텔라,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디블렌트와 디노마드, 대규모 미지급 사태를 빚은 디디비코리아까지 국내 중소규모 광고대행사들의 경영난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광고업계의 한 전문가는 "엠포스의 폐업은 단순히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오랜 시간 누적되어 온 업계 구조의 한계가 드러난 결과"라며 "광고회사가 '기획과 전략'보다 '매체 수수료'에 의존해 온 수익 구조, 클라이언트와의 불균형한 관계, 그리고 과도한 경쟁과 인력 소모는 이미 한계에 도달해 있었고 그 균열이 이제야 비로소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엠포스는 그 경고의 시작일 뿐이며, 업계 전체가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더 큰 위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 ▲ 맥도날드 멕시코가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맥도날드 멕시코
    ▲ 맥도날드 멕시코가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맥도날드 멕시코
    "이 사진을 지브리 화풍으로 그려주세요!"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대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스튜디오 지브리' 화풍 스타일대로 이미지를 변환해주는 챗GPT(Chat GPT)의 '챗GPT-4o 이미지 생성' 기능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브랜드가 이를 상업적으로 활용해 저작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맥도날드 멕시코(McDonald’s Mexico)는 올해 4월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일명 '지브리 스타일'의 이미지 여러 장을 게재했다. 게시물 속 이미지는 '지브리 스타일'의 캐릭터들이 해피밀과 빅맥, 감자튀김 등 맥도날드의 대표 메뉴를 웃으면서 맛있게 즐기는 모습을 담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페이스북에서 3만5000개의 좋아요와 5400여개의 댓글을 받았으며, 약 2300회 공유되며 순식간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맥도날드 멕시코는 유행하고 있는 '지브리 스타일' 트렌드에 맞춰 이미지를 생성했지만, 일반인이 아닌 글로벌 대기업이 저작권 침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생성형 AI의 '지브리 스타일'을 상업적으로 활용한 점이 문제가 됐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허가를 받거나 협업을 통해 완성한 제작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명백한 저작권 침해라는 지적이다.

    '스튜디오 지브리' 팬들은 '스튜디오 지브리'가 오랜 기간 지켜 온 세심한 장인 정신과 AI 생성 애니메이션에 대한 원작자의 의견 등을 고려했을 때, 맥도날드 멕시코의 게시물은 명백한 예술 도용 사례라고 지적하며 불쾌감을 표했다. '스튜디오 지브리'가 한땀 한땀 수작업으로 완성하는 창작 원칙과 브랜드 고유의 유산을 맥도날드가 침해했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적인 글로벌 브랜드가 저작권 표시도 없이 AI를 사용해 특정 애니메이션 스타일을 대놓고 모방했다는 사실이 거센 비판을 불러 일으켰다.

    AI가 몇 초 만에 '뚝딱' 그려내는 생성형 이미지와 관련한 저작권 침해 논란은 세계적인 화두다. 사용자는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저작권 침해 문제는 아직까지 뾰족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간 고유의 창의성과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는 기술이 진정으로 인간의 지적 자유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명령어만 넣으면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작품을 몇 초 만에 비슷하게 만들어내는 AI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누가 힘들게 돈과 시간을 들여 고유의 창작 활동을 이어갈 지 심히 우려된다"는 의견을 전했다.

  • ▲ 뷰티오브쓱 브랜드 마케팅팀 막내 펠릭스. ©뷰티오브쓱 인스타그램
    ▲ 뷰티오브쓱 브랜드 마케팅팀 막내 펠릭스. ©뷰티오브쓱 인스타그램
    "저는 뷰티오브쓱(Beauty of SSG) 계정을 담당하는 브랜드 마케팅팀 펠릭스(Felix)입니다. 차은우 아니냐는 DM이 계속 와서 사원증 인증해요." 

    올해 4월 1일 만우절, SSG닷컴의 뷰티 카테고리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Beauty of SSG'에 차은우를 꼭 닮은 마케팅 담당자 '펠릭스'가 등장했다. 누가 봐도 차은우 임이 확실하지만 자신을 '펠릭스'라고 소개하며 앞으로 '뷰티오브쓱' 인스타그램 계정을 담당한다고 밝히는가 하면, 사람들의 계속되는 의심에 사원증까지 공개하는 등 누리꾼들과 흥미로운 '티키타카'를 이어갔다. 

    SSG닷컴은 '뷰티오브쓱' 모델로 차은우를 발탁하고 부캐릭터(부캐) '펠릭스'를 통해 소비자들과 더욱 친밀하게 소통하는 마케팅 활동을 펼친 것. 차은우를 일반적인 광고 모델로만 활용하는 것을 넘어, '뷰티오브쓱 브랜드 마케팅팀 막내 펠릭스'라는 부캐로 내세워 차별화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선보여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인스타그램 내에서는 모델 '차은우'에 대한 관심보다, 부캐 '펠릭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겁다. 차은우가 다양한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인 만큼 자칫 이미지가 과도하게 소비되거나 겹칠 수 있는 상황에서 '뷰티오브쓱'의 '펠릭스' 활용법은 차별화 된 마케팅 전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강력한 브랜드 스토리와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와 고객 경험 차별화, 브랜드 팬덤 구축 등 소비자와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하는 마케팅 전략이 이커머스 뷰티 시장 내 경쟁력을 구축하는 핵심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 대홍기획 CI. ⓒ대홍기획
    ▲ 대홍기획 CI. ⓒ대홍기획
    롯데그룹 계열 광고대행사 대홍기획이 6월 초 조직 개편에 나선다는 소식이 큰 화제를 모았다. 롯데그룹이 유통과 화학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으로 조직 개편과 자산 매각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대홍기획도 그 파장을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브랜드브리프 취재 결과, 대홍기획은 일부 리더급 직원들에게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한 내용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구조조정 대상자는 일부 저성과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별로 불필요한 인원을 정리하는 대규모 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효율화를 위해 일부 팀을 통폐합 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롯데그룹이 AI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대홍기획도 'AI 스튜디오' 조직을 신설하는 등 AI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 구조조정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다만 대홍기획 측은 브랜드브리프에 "현재 인원 감축이나 조직 개편과 관련해 계획하는 바가 없다"고 밝히며 업계에 도는 소문에 대해 일축했다.

  • 영화 '그녀', '존 말코비치 되기', '어댑테이션' 등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감독 스파이크 존즈(Spike Jonze)가 애플(Apple)과 협업한 에어팟(AirPods)4 신규 캠페인 '썸데이(Someday)'가 큰 화제를 모았다. 5분 30초 분량의 신규 광고에는 배우 페드로 파스칼(Pedro Pascal)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겨울처럼 차가운 슬픔과 봄처럼 찬란한 행복을 오가는 깊이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광고는 차가운 한겨울 풍경에서 시작되며, 슬픔에 빠진 페드로 파스칼의 모습을 보여준다. 절망에 빠져있던 그는 주변 모든 사람이 음악의 일부가 되는 생생한 꿈의 풍경 속에서 또다른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음악에 집중한 파스칼은 더 행복한 자신과 연결되며 화려한 군무를 선보인다. 그는 가슴 아픈 세상과 희망의 대조적인 세계를 오가며 관점이 바뀌고, 삶의 다양한 그림자 사이를 걷는 법을 배우게 된다. 광고 속 안무는 리한나, 드레이크, 비욘세 등의 안무가로 유명한 타니샤 스콧(Tanisha Scott)이 맡았다.

    TBWA\MAL(Media Arts Lab)이 대행한 이 캠페인은 남자 주인공의 감정선을 춤과 음악으로 섬세하게 표현하며 몰입감을 높이고, 여기에 스파이크 존즈 감독 특유의 영상미가 어우러져 한 편의 단편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또한 광고에 에어팟4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감성적으로 녹여내는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였다.

  • ▲ 2024년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 취급액 현황. ©브랜드브리프
    ▲ 2024년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 취급액 현황. ©브랜드브리프
    2024년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의 취급액이 전년 대비 3% 성장한 21조461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제일기획과 이노션, HSAD 등 대기업 계열 인하우스 에이전시의 독식 현상이 더욱 심화된 반면 중소규모 대행사들은 매출 감소와 역성장을 겪는 등 광고시장 내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가 도드라지고 있다. 

    브랜드브리프가 한국광고총연합회의 '광고회사 현황조사'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대 광고회사의 총 취급액은 21조4610억원으로 전년 20조8218억원 대비 약 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의 취급액은 2020년 이후 매년 두자릿 수 성장세를 보였으나,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에 성장세가 둔화 조짐을 보였다.

    제일기획(삼성 계열), 이노션(현대차 계열), HSAD(LG 계열), 대홍기획(롯데 계열) 등 대기업 계열 에이전시는 전년과 마찬가지로 1위부터 4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FSN, 플레이디, TBWA코리아, SM C&C, 레오버넷, 차이커뮤니케이션이 차례로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제일기획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9조2366억원, 이노션은 6조7717억원(+4%), HSAD는 1조9884억원(+9%), 대홍기획은 9748억원(+4%)을 기록하는 등 경기침체와 광고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성장세를 유지하며 몸집을 키웠다.

    제일기획과 이노션, HSAD 상위 3개사는 10대 광고회사 취급액 21조4610억원의 88.5%를 차지한 것은 물론, '광고회사 현황조사'에 참여한 77개사 전체 취급액 24조6220억원의 약 77%를 차지하는 등 2023년보다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지난해 중소규모 광고대행사들은 폐업과 파산 등 크고 작은 이슈들이 이어지면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를 보였다.

  • ▲ ©디노마드
    ▲ ©디노마드
    직원들의 급여와 협력업체 대금을 연체해 논란이 된 광고·마케팅 대행사 디노마드(DNMD)가 결국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를 밟았다. 임금과 협력업체 대금 등을 갚을 수 없는 지급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파산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조치로 기업회생 절차를 택했지만, 당장 돈이 묶인 600여 명의 채권자들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답답함을 호소했다.

    브랜드브리프 취재 결과, 서울회생법원은 올 초 기업회생 절차 개시 신청을 한 디노마드에 대해 지난 1월 9일 포괄적 금지명령을 공고했다. 서울회생법원은 디노마드 채권자들에게 포괄적 금지명령에 대한 안내문을 통해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에 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모든 회생채권자 및 회생담보권자에 대해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또는 담보권실행을 위한 경매절차를 금지한다고 통지했다.

    디노마드를 퇴사한 직원 대부분은 임금과 퇴직금 모두 받지 못한 상황이다. 디노마드를 퇴사한 직원들에 따르면 디노마드는 각종 오프라인 사업 비용과 행사 비용, 소송 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재정난을 겪었으며 여의도 사무실도 최근 조용히 정리하고 이전했다.

  •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짐빔 하이볼~"
    "친구 없는데?"
    "그거 잘됐다~ 차분하게 혼자 집에서 짐빔 하이볼~"
    "집 없는데?"

    특유의 낙관적인 사고방식으로 하나의 밈(meme, 인터넷 상에서 유행하는 문화 요소)이 된 장원영의 '원영적 사고'가 배우 박정민의 '정민적 사고'와 숨막히는 대결을 펼치는 신규 광고가 화제를 모았다. 짐빔이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지금 이 순간 정답은 없다, 짐빔은 있다' 캠페인이 그 주인공. 광고에는 장원영과 박정민이 등장해 '원영적 사고'와 '정민적 사고'의 충돌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광고 속 장원영은 박정민에게 어떠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짐빔 하이볼' 한 잔을 즐길 것을 권유하지만 박정민은 친구도 없고, 집도 없고, 여유도 없고, 여자친구도 없고, 맑은 공기도 없고, 꿈도 없고, 낭만도 없고, 버르장머리도 없고, 엄마도 없고, 아빠도 없고, 나 자신도 없다고 말하며 '원영적 사고'를 부정한다.

    실소를 자아내는 '정민적 사고'가 이어지던 중, 광고는 돌연 정적인 분위기로 바뀌고 장원영은 지친 듯한 박정민에게 다가가 "힘들지? 남들은 우리더러 청춘을 즐기라는데 가진 건 하나도 없고 그냥 한 잔 마실 시간도 없잖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힘들 땐 그냥 쉬어"라며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뜻밖의 감동이 전해지던 찰나, 박정민은 "안 힘든데?"라고 말하며 다시 한 번 '정민적 사고'를 뽐낸다. 이어 박정민은 "그렇게 특별한 것들 없어도 난 아무렇지 않은데?"라고 말하고, 장원영은 역시나 장원영 답게 "그거 정말 정말 잘됐다"라고 말하며 두 사람의 대결은 끝이 난다. 

    광고는 마지막으로 장원영과 박정민의 내레이션을 통해 "지금 이 순간 정답은 없지만, 짐빔은 있다"라는 핵심 브랜드 메시지를 전한다. 

    파괴연구소가 대행하고 돌고래유괴단이 제작한 이번 광고는 '밈'을 단편적으로 활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촘촘한 스토리텔링에 재미와 감동, 거기에 브랜드 메시지까지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영리한 크리에이티비티를 선보이면서 '돌고래유괴단'만의 크리에이티비티를 선명하게 보여줬다.

  • 세계적인 동물권 보호 단체 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 동물을 인도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가 에르메스(Hermès)의 최상위 명품백인 악어 가죽 버킨(Birkin)백을 직접 만드는 튜토리얼 영상을 공개해 큰 화제를 모았다. (*다소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이 포함돼 있으니 영상 시청에 각별한 주의 바랍니다.)

    PETA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에르메스 버킨 DIY(Dismember It Yourself, 직접 갈기갈기 찢어보기) 튜토리얼' 영상은 가격이 8만 달러(한화 약 1억원)에 달하는 악어 가죽 버킨백을 싼 값에 직접 만들 수 있는 충격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흰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광고 속 여성은 아주 밝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3살 된 새끼 악어를 스티칭 송곳, 바늘, 스크루 드라이버, 칼 등으로 무자비하게 찌르며 버킨백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 튜토리얼 영상이 모두 끝난 뒤 PETA는 마지막으로 "이 DIY 영상은 에르메스 가방을 위해 실제 악어들이 겪는 폭력과 죽음을 재현한 것입니다. 이 영상을 공유해 이 참혹한 현실을 끝내는 데 힘을 보태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영상은 너무도 잔인한 악어 도축 장면과, 이를 조금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여성의 태도가 보는 이의 충격을 배가 시킨다.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더 커뮤니티(The Community)가 대행한 이 캠페인은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 등 세계적인 스타들과의 작업으로 유명한 영화감독 데이브 마이어스(Dave Meyers)가 디렉팅한 작품으로, 밝고 유쾌한 분위기의 가방 DIY 영상처럼 보이지만 날카로운 드라이버로 악어의 뇌와 척추를 찌르고 '바나나처럼' 악어 가죽을 벗기는 장면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명품백 때문에 희생 당하는 동물들이 맞서야 하는 폭력의 실태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보기 불편할 정도로 끔찍한 장면을 풍자적으로 표현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명품 업계의 만행을 지적하는 '충격 요법'을 쓴 셈이다.

  • 수십 년간 대한항공 광고 속 대표 태그라인으로 사용돼 온 '엑설런스 인 플라이트, 코리안 에어(Excellence in Flight, Korean Air)'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브랜드브리프 취재 결과, 대한항공은 올해 41년 만에 새로운 CI(기업 이미지)와 로고를 선보인 데 이어 기존 브랜드 태그라인이었던 'Excellence in Flight'를 지운 첫 TV 광고 'Anywhere is Possible(어디라도 가능한)'을 공개했다. 

    약 120초 분량의 신규 광고는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는 한 여성의 내레이션 "오늘 어디로 떠나세요?"로 시작된다. 이후 광고는 울창한 숲과 청명한 바다,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 오지 사막, 유럽과 동남아의 어느 도시, 아프리카 초원, 환상적인 오로라 등을 보러 떠나는 여성의 다양한 여정을 비추며 "사실 어디로 가는지는 중요하지 않죠. 당신만의 이야기가 펼쳐질 그곳이 어디든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을 테니까"라고 말한다.

    이어 "325명의 승객은 같은 곳을 향하지만, 당신의 세상은 바로 거기서부터 또 다시 시작할 거예요. 떨리는 첫 도전, 바라던 두 번째 기회, 소중한 세 번째 만남, 그토록 그리던 버킷리스트까지. 수백 개의 목적지가 아닌, 수백만 개의 특별한 어디로. 그곳이 어디든 대한항공이 늘 함께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새로운 광고 슬로건인 "Anywhere is possible. Korean Air"를 강조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Anywhere is Possible'은 이번 광고 캠페인을 위한 슬로건으로, 대한항공은 단순히 항공기를 통해 고객들을 '물리적'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넘어 지도에는 없는, 고객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적인 순간과 같은 개인적인 장소들을 향해 모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기존 브랜드 태그라인이었던 'Excellence in Flight'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해당 TV 광고는 브랜드의 대대적인 변화를 함축적으로 보여준 상징적인 캠페인으로 평가 받는다. 21년 동안 사용해 온 브랜드 태그라인 'Excellence in Flight'를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이 캠페인은 퍼블리시스 싱가포르(Publicis Singapore)가 대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