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채무 증가폭 점차 커져 재정건전성 우려김대중·노무현 때 복지 강조하며 나랏빚 크게 늘려이명박 정부도 금융위기 여파로 첫해 빼고는 증가
  • 이명박 대통령이 4일 라디오 연설을 통해 "내년도 예산안의 핵심은 서민에게 큰 희망을 주고자 하는 것"이라며 저소득 가정에 대한 어린이집 보육비, 전문계 고교 학생의 수업료 및 입학금, 다문화 가족의 보육료 전액을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이 "복지예산의 비중이 늘면서 재정건정성을 걱정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번 예산안도 재정수지와 국가채무를 개선하는 것을 염두에 두면서 편성했다"며 일부의 재정건전성 우려를 반박했다.

  • ▲ 정부 별 국가채무 증가율. ⓒ서병수 의원실 제공
    ▲ 정부 별 국가채무 증가율. ⓒ서병수 의원실 제공

    그러나 이 대통령의 이런 발언과 달리 나랏빚은 점차 심각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서병수 의원이 4일 공개한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의 국가채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의 임기 말인 2012년 국가채무 비율은 37.2%(474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수치도 경제성장률을 5%로 전제한 것이어서 지나치게 낙관적이란 지적이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이 '친서민'에 방점이 찍히면서 복지예산의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문제는 역시 재정건전성이다. 한번 주어진 복지혜택은 다시 거둬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정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대중·노무현 두 정부에서도 국가채무가 크게 증가했다. 두 정부 성장 보다 분배에 신경을 썼다는 공통점이 있고, 복지예산을 크게 늘렸다.

    서 의원의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영삼 정부 말기인 1997년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1.9%(60조3000억원)이었으나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2년에는 18.6%(133조8000억원)으로 6.7%P가 증가했다.

    이러한 국가채무는 노무현 정부 들어 정점을 찍는다.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국가채무는 30.7%(299조2000억원)으로 김대중 정부 말보다 12.1%P나 늘었다. 증가속도도 2배 가까이 빨라졌다.

    두 정권과 달리 분배 보다 성장에 중점을 둔 이명박 정부는 초기 국가채무비율을 소폭 줄였다. 정권 초인 2008년 국가채무는 30.1%(309조)로 노무현 정부 말보다 0.6%P 줄였다. 그러나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재정지출을 늘리면서 이명박 정부의 국가채무도 크게 증가했다. 2009년에는 33.8%(359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3.7%P가 늘었고, 2010년에도 36.1%(407조2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