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소득층에게 자립을’이라는 구호로 3년 전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시작한 ‘희망플러스통장’이 첫 성과를 내놨다.

    서울시는 6일 저소득층 자립복지 사업인 '희망플러스통장' 시범사업에 참여한 98가구가 3년의 저축기간을 채우고 처음으로 적립금을 받는다고 밝혔다.

    2007년 12월 희망플러스통장 시범사업에 참여한 100가구 중 98가구가 가구당 3년간 720만원을 저축하고 여기에 민간 후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약 1천900만원을 받게 됐다.

    희망플러스통장은 시혜성 복지 방식에서 벗어나 저소득층의 근로의욕을 높이고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려고 서울시가 도입한 자산형성 지원 사업이다.

    본인이 매달 20만원을 저축하면 KT&G복지재단, 한국전산감리원, 한국중부발전 서울화력발전소 등 민간 후원기관이 30만원씩을 추가로 적립해 주는 방식이다.

    시범가구로 최저 생계비의 120∼150%인 차상위 근로빈곤층 100가구가 선정됐고, 이 중 2가구만 질병과 자녀 부채 문제로 중도 포기했다.

    서울시는 이들 가구에 자금활용계획서 승인 절차를 거쳐 적립금을 지급하고서 1년간 사후관리를 해서 적립금을 당초 계획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을 방침이다.

    적립금을 받는 98가구의 가구주는 여성이 81명이고, 연령별로는 40대 42가구, 50대 31가구, 30대 16가구, 60대 9가구 등의 순이다.

    학력별로는 고졸이 59가구로 가장 많지만 대졸도 12가구에 달하며, 한부모가정이 61가구인데 이 중 52가구가 모자가정이다.

    이들의 적립금 활용 계획을 보면 53명이 월세에서 전세로 이사하고 5명은 월세보증금에 보태기로 했으며, 2명은 대출금을 합해 주택을 구입키로 하는 등 상당수가 주거 개선에 활용할 예정이다.

    또 18명은 치킨집이나 김밥집 등 소규모 창업에, 20명은 본인이나 자녀 교육비 등에 쓸 예정이다.

    이들 중 32명은 시범사업에 참가하면서 요양보호사를 비롯한 자격증이나 학사 학위를 받는 등 자기계발을 했으며, 자활사업 근로자 58명 중 27명(47%)이 일반 사업장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지난달 9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8.9%가 저축 습관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고 90% 이상이 사업 참여 전보다 자신감이 높아졌을뿐 아니라 가족관계까지 개선됐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대상자를 3만가구로 늘렸으며, 앞으로 매년 3천가구씩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