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법, '사업권회수 반발' 경남 가처분신청 각하
  • 4대강사업을 중단하게 해달라며 4대강 반대측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4차례나 정부측의 손을 들어줘 원고측이 4전 4패를 당한데 이어, 경상남도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신청도 법원이 정부측의 손을 들어줬다.
     
    국가가 경상남도와 맺은 낙동강사업 대행협약을 지난해 11월 15일 회수한 것에 반발해 경남도가 국가를 상대로 낸 2가지 소송 가운데 우선 정부가 직접 공사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법원이 각하한 것이다.

    창원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김형천 수석부장판사)는 26일 오후 경남도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침해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사건'에 대해 "낙동강 사업 대행협약을 권리주체 사이의 사법상 계약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경남도는 가처분을 제기할 당사자가 될 수 없다"며 각하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대행협약에 따른 하천공사 대행은 국토해양부장관이 시행할 국가사무를 경남도지사가 기관 위임 받아 처리하는 것이어서 대행협약을 권리주체 사이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법상 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며 "사법상 계약임을 전제로 제기한 경남도의 가처분 신청은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즉 재판부는 사업대행 협약의 해지가 정당한지 부당한지 판단이전에 가처분 소송의 당사자 적격 여부의 판단 결과, 경남도는 가처분 신청을 낼 당사자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하천법 규정에서 ▲국토해양부 장관의 하천공사에 관한 권한을 시 도지사에게 위임하고 있는 점 ▲4대강 사업은 전국적으로 통일적인 처리가 요구되는 국가사무인 점 ▲하천공사 경비는 국가가 부담하고 있는 점 ▲정기적인 보고와 감사, 점검을 통해 국토해양부장관이 하천공사의 최종 책임을 지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이번 가처분 사건이 사법상 계약이 아닌 국가사무 위임문제로 봤다.

    경남도는 정부가 낙동강사업 대행권을 회수하자 지난해 11월23일 국가를 상대로 침해행위금지 가처분 신청과 본안소송인 대행협약유효 확인소송을 잇따라 냈다.
     
    두차례 진행된 가처분 심문에서 재판부는 이 사건이 민법적 가처분 대상이 되는지 우선 살폈다.

    경남도가 대행협약 자체가 민법적 계약으로 주장한데 대해, 정부측 대리인들은 낙동강사업 대행협약이 하천법에 따라 국토해양부 장관이 하급 행정청인 경남도지사에 사업을 대행하게 한 행정청 간의 내부적인 권한행사 방법을 정한 것이어서 민법상 권리주체간의 계약이 아닌만큼 민사소송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한편 경남도는 재판부의 각하 결정에 대한 보도자료에서 "사건 신청을 각하한 것은 수용할 수 없다"며 "결정서를 받은 뒤 부산고등법원에 항고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