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단 사이트에 공개…"위험한 실수" 시인
  • 미국 국방부가 입주 예정인 새 청사의 설계관련 내부문서가 정부 홈페이지의 공개 사이트에 공개됐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미 공병단 사이트에 공개된 424쪽에 이르는 국방청사 설계 관련 내부문건에서 신청사가 폭탄테러에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 센터(Mark Center)'로 불리는 새 청사는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세워졌으며 올 하반기 국방부 직원 6천400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마크 센터는 건물 보안경비구역 밖에서 최대 220파운드(100㎏) 규모의 TNT 폭발물을 장착한 차량이 터질 경우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보안경비구역 안에서는 이보다 적은 55파운드(25㎏)의 TNT 폭발물에 견딜 수 있도록 지어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는 지난 1995년 오클라호마 정부청사 폭탄테러 등 최근 미국을 겨냥한 테러에 사용됐던 폭발물의 규모에 현저히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오클라호마 폭탄 테러 당시 4천파운드(1천818㎏)에 이르는 TNT폭발물이 터졌다.

    문건이 사이트에 오르게 된 경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제의 문건에는 각 장마다 내부 관계자 열람용이라는 도장이 찍혀 있어 누가 봐도 내부 문서임을 알 수 있다.

    미 국방부와 공병단은 로이터 측이 문제를 제기한지 24시간이 지날 때까지도 공병단 공개 사이트에서 문건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방부가 문건을 홈페이지에서 내린 이후에도 검색사이트 구글을 통해 여전히 관련 문건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병단 대변인 켄 웰스는 "이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았어야 했다. 우리는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직 미 연방수사국(FBI) 폭탄제거 전문가인 톰 서먼도 "만약 당신이 모든 방어 시스템을 알고 있다면 그러한 시스템을 피해 공격 계획을 세우게 될 것"이라며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위험한 실수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미 공병단 대변인 커리 그레이엄은 이 문건이 우연히 공개 사이트에서 유출된 것이라고 밝히고 정부가 문건을 온라인상에서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건 작성 연도가 2009년으로 표시돼 있다는 점과 그때부터 문건이 줄곧 노출돼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레이엄은 문제의 문건이 민간 사업자가 공병단에 문건을 보내는 과정에서 실수로 비공개 사이트가 아닌 공개 사이트에 올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신청사는 현재 펜타곤(Pentagon)에서 남쪽으로 수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15층짜리 건물과 17층짜리 건물 2개가 10층까지 서로 연결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