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공식 스폰서로 유치 활동엔 개입 못 해2016년 종료 스폰서십 2018년後로도 연장할 듯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0년간 와신상담하고 절치부심해 따낸 뒤 눈물까지 보인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삼성이 올림픽 공식 후원사로서 본격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데 필요한 각종 투자나 지원 등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8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2016년 리오 하계올림픽까지 후원 계약을 맺었지만, 이후 올림픽에 대해서도 우선 협상권을 갖고 있어 큰 변수가 없는 한 2018년 평창 올림픽도 후원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로컬 스폰서로 활동한 것을 시작으로 1997년 IOC와 '톱'(TOP, The Olympic Partner) 후원 계약을 체결해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까지 올림픽 무선통신 분야의 공식 후원사로 참가했다.

    이어 2007년 4월 IOC와의 장기 계약을 통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2016년 리오 하계올림픽 공식 후원권을 따냈다.

    20년 가까이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사업분야별로 10여개 안팎의 업체를 선정하는 톱 후원사로 참여하는 등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삼성'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림픽 후원을 처음 시작하면서 휴대전화 수출을 개시해 거의 '제로(0)'였던 세계 시장 점유율을 현재 2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며 올림픽 후원 효과를 설명했다.

    인터브랜드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수출은 1999년 31억달러로 점유율도 삼성전자 추정치로 5%에 불과했고 글로벌 브랜드 가치도 '등외'였지만, 2000년 52억달러(5.3%, 43위), 2005년 150억달러(12.6%, 20위), 2010년 195억달러(20.6%, 19위) 등으로 급성장했다.

    따라서 향후 IOC와 또 계약 협상을 벌여야 하지만 이런 성과를 고려하면 이변이 없는 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포함해 각 두 차례의 동·하계 올림픽 후원사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삼성 안팎의 관측이다.

    더욱이 IOC 위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각고의 노력 끝에 평창올림픽을 유치하고 기쁨의 눈물까지 흘린 만큼 올림픽 스폰서로서 유치 과정에 개입할 수 없었던 삼성으로서는 이 회장의 꿈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게 당연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톱 스폰서'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조직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서는 안 되며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IOC 윤리 규정 때문에 이 회장이 그나마 IOC 위원 자격으로 개인적으로 뛰는 것을 그룹 차원에서 도와주지 못한 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사위인 김재열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겸 제일모직 사장이 거의 해외에 살다시피 하면서 유치 활동을 지원한 것 외에는 작년 2월부터 11차례에 걸쳐 170일간 '나홀로'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110명의 IOC 위원을 거의 전부 만나는 강행군을 해왔다.

    '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조세포탈 및 배임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된 지 불과 4개월 만에 '원포인트 특별사면·복권'을 받았던 이 회장은 올림픽 유치에 성공함으로써 국민적 빚을 일정 부분 갚게 됐고 마음의 짐도 어느 정도 덜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유치가 확정되자마자 측근들에게 "평창올림픽을 유치한 데서 끝내지 말고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게 계속 힘을 보태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은 평창올림픽을 공식 후원하는 것은 물론 올림픽 개최에 필요한 각종 시설 등에 대한 투자와 지원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