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출하가격 40% 상승..타지역 침수 때 물빠짐 좋아
  • `강원도 비탈' 덕분 ?

    예년에 비해 길어진 장마로 강원 고랭지 배추의 값어치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19일 농협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1개월가량 이어진 장마와 집중 호우, 휴가철 채소 수요가 겹치면서 평년 1망(3포기) 당 4천원에 거래되던 도내 고랭지 산지 출하가격은 최근 5천600원으로 40%가량 올랐다.

    도내 고랭지 배추값이 급등한 것은 긴 장마에도 불구하고 지리적 특성상 경사지가 많아 물빠짐이 좋은데다 여름에도 시원한 날씨 덕분에 비교적 작황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반면 타 시ㆍ도의 경우 물빠짐이 제대로 되지 않는 평지에서 주로 배추를 재배하는데다 장마 이후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배추 무름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내 배추가격은 작년 배추대란 이후 전국적으로 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지난 7월 초에는 1망에 2천~3천원까지 떨어지면서 한 때 '쓰레기' 취급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장마로 배추가 `금추'로 불릴 조짐을 보이자 관계 기관은 도내 고랭지 배추작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작년 하반기 유례없는 배추대란으로 장바구니 물가관리에 구멍이 뚫렸던 당국으로서는 도내 고랭지 배추를 조기 출하해 가격 폭등을 막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 18일 오후에는 이덕수 농협중앙회 농업경제대표이사, 청와대 남양호 농수산식품비서관ㆍ신용광 행정관, 임정빈 농림수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 김종오 농수산물유통공사 수급관리처장, 이학동 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장 등이 배추 주산지인 평창군 봉평면과 대관령면, 강릉시 왕산면 고랭지를 함께 방문해 작황을 점검했다.

    이들은 최근 배추가격 급등과 수급 불안정으로 작년과 같은 폭등사태가 재발해서는 안된다고 보고 가격 안정을 위해 출하를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찬옥 강원농협 고랭지채소사업소장은 "한달 동안 비가 내린 뒤 갑자기 무더위가 시작되다 보니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싱싱한 배추가 적어 도내 고랭지 배추가격이 뛰고 있다"면서 "하지만 작년에 가격폭등으로 고생하면서 확보해놓은 김치가 있기 때문에 그때처럼 가격이 오를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