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중인 저축은행 37% 자본잠식 상태

올 연말과 내년 초 후순위채권과 정기예금 만기 도래로 또 한 차례 '쓰나미'가 몰려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89곳의 저축은행 중 33곳이 자본잠식 상태이며, 자산 1위 업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 우려를 더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4일 "저축은행 89곳의 감사보고서와 저축은행중앙회 경영공시를 분석한 결과 6월 말 현재 89곳의 저축은행 중 33곳(37%)이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3곳 중 (129.55%), 우리(261.03%), 대원(270.74%), 예쓰(187.11%), 경남제일(894.35%), 미래(249.78%)저축은행 등 6곳은 자본금을 모두 소진한 뒤 부채로만 꾸려가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신민과 경남제일, 미래저축은행은 2010년 6월 말까지만 해도 자본잠식상태가 아니었지만 1년 만에 자본금을 모두 날리고 완전자본잠식 대상이 됐다.

자본잠식 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 말 24곳보다 9곳 늘어났고, 완전자본잠식은 3곳 증가했다. 저축은행중앙회 등은 "부실이 대폭 확대된 것은 영업 환경이 나빠져 손실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분석 대상 89개 저축은행의 2010년 말 당기손익은 3,653억 원 적자로 전년보다 4배 이상(2009년 821억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흥국과 유니온저축은행 등도 대형저축은행 일부도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규모 국내 1위 저축은행인 솔로몬저축은행은 작년에만 1,269억 원의 적자를 내며 자본금을 까먹기 시작했다. 1,040억 원 규모의 자본금은 6월 말 현재 608억원으로 줄었다. 자본잠식률은 41.52%에 달했다. 솔로몬저축은행 측은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 사옥 매각 등을 추진한 바 있다.

그 결과 9월 말 현재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400억원 이상의 건물매각 이익을 반영해 자본잠식을 해소했다. 솔로몬 측은 추가 자본확충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추가 증자와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6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해 추가로 자본에 전입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회계법인들은 이런 자본잠식 저축은행을 냉혹하게 평가하고 있다. 9월 30일까지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79개 저축은행 감사보고서 중 '특이사항'을 기재한 보고서는 20개로 주로 자본잠식 상황인 저축은행의 감사보고서다.

특이사항이란 회계법인이 감사의견과 별개로 '재무제표상으로는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으나 여러 사유 탓에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상황을 알리는 일종의 경고문이다.

회계법인 관계자들은 "특이사항은 일반인들이 보고 참고할 수 있도록 기재하는 참고사항이다. 감사의견은 적정을 주면서도 참고사항이 길게 쓰여 있다면 해당 회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