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수년간 미국 경제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꼽히던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직 압류주택이 많아 시장에 위협요인이 되고 있지만 바닥이 가까워졌다는 신호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이 살아날만한 요인들은 많이 있다. 일단 값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수요를 자극한다. 싼 값에 집을 살 수 있게되자 구매자들이 솔깃해한다. 이로 인해 거래가 늘었고 지난 3년간 억눌려왔던 주택신축도 회복세에 있다.

    전통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활황기인 올 봄에는 최근 5년간 가장 거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2월 주택거래가 전월대비 0.9% 감소하긴 했지만 1~2월 기존주택 거래건수는 지난 2007년 이후 최고치였다.

    가격 하락세도 둔화되고 있다. 이는 소비를 촉진시키며 나아가 집을 살 때 덜 주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물론 이런 지표들을 고려하더라도 부동산시장은 아직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증거도 없으며 금융시장 상황이 부동산 구입에 유리한 것만도 아니다.

    현재 주택가치보다 빚이 더 많은 가구가 1천100만이나 되며 이 주택들은 언제 압류주택이 돼 시장을 위협할지 알 수 없다.

    거래 회복세가 올해 계속 유지될지도 미지수다. 미국은 올해 겨울 유난히 따뜻해 주택 구매자들의 소비패턴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 기름값 상승과 금리 상승 추세도 부담이다.

    하지만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주택거래나 건설경기가 이미 바닥을 쳤으며 이제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UC버클리의 케네스 로센 교수는 "수년동안 주택시장의 부진은 경제에 부담이 됐고 작년에도 결국 1년 내내 경기의 발목을 잡았다"면서 "하지만 이제 곧 주택시장이 바닥을 쳐 많은 사람들이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면 경제회복은 더 견조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최근 고용시장이 기지개를 펴는 것은 개인이나 기업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올려받게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플로리다나 중서부, 캘리포니아 등지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역에서 집값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구매자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내 21개주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홈서비스아메리카의 로널드 펠티어 대표는 "사람들이 '집을 빌려서 사는 것이 구입하는 것에 비해 돈이 더 든다'며 집을 사러다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