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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포털 사이트에서는 폭스바겐의 경차 ‘업!’에 대한 궁금증을 풀려는 사람들이 넘치고 있다. 몇몇 언론은 이 ‘업!’을 단순한 경차처럼 보도하기도 했다. 대체 이 ‘업!’이 뭘까?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업!’의 가격이 1천만 원대 미만에다 연비가 우수하다는 것 정도다. 하지만 실은 ‘차세대 경차’라고 부를 만한 차다.
‘업!’은 2011년 9월 제64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nternational Motor Show, IAA)에서 첫 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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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폭스바겐은 이 ‘up!’을 ‘4인승 시티카’라는 컨셉카라고 말했다. ‘업!’은 ‘모두를 위한 자동차(A car for everyone)’, ‘다재다능한 소형차(A small car with great potential)’라는 비전도 담고 있으며 폭스바겐의 미래를 짊어질 소형차라고 자랑했다.
‘업!’의 차체는 길이 3.54m, 폭 1.64m로 매우 작은 편이다. 반면 휠베이스(차축 간 거리)는 거의 국산 준중형차 수준인 2.42m나 된다. 덕분에 내부 공간은 꽤 넓은 편이다. 경차임에도 불구하고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utomatic Emergency Braking System)을 탑재해 교통정체가 잦은 시내 주행에서 매우 편리하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이 251 리터, 뒷좌석을 접을 경우 최대 951리터로 중형차급까지 넓힐 수 있다.
엔진은 새로 개발한 60마력과 75마력짜리 3기통 1리터 가솔린 엔진을 달고 있다. 블루모션 기술을 적용해 연비도 23.8km/l(60마력 모델)와 23.25km/l(75마력 모델)에 달한다. 천연가스 엔진도 있다. 가스 엔진은 최대출력 68마력에 연료효율성(연비)은 31.25km/kg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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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은 작은 크기를 고려해 엔진 다운사이징 및 경량 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중량은 929kg에 불과한 반면 전체의 56.5%를 고장력 강판 및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비틀림 강성은 무려 19,800 Nm/degree로 웬만한 고급차 수준이다.
‘업!’은 엔트리 모델인 ‘테이크업(take up)!’과 편의성을 높인 ‘무브업(move up)!’, 최상위 트림인 ‘하이업(high up)!’ 등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2012년 초 유럽에서 출시할 때 ‘하이업!’을 더욱 업그레이드시킨 ‘업! 블랙(up! black)’과 ‘업! 화이트(up! white)’도 함께 선보이기로 했었다. 이 ‘업!’ 시리즈는 계속 늘어날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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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5종의 ‘업!’ 외에도 사막용으로 어울리는 ‘버기 up!’, 독일 아우토반 질주용으로 튜닝한 ‘GT up!’,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에코 up!’, 순수 전기차인 ‘e-up!’ 등 6종의 ‘up!’ 컨셉카를 동시에 선보인 바 있다.
폭스바겐이 말하는 ‘업!’은 국산 브랜드의 경차 개념과는 조금 다르다. 일상생활 중 도심에서 차량 이동이 어려운 유럽 사람들이 평소에서 탈 수 있는 차로 ‘작고 가벼운 차’라기 보다는 ‘겉보기는 작지만 속은 넓고, 연비 좋고 안전한 차’라는 개념이다.
폭스바겐은 이르면 올해 내로 ‘경차의 천국’ 일본에서 ‘업!’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출시할지 고민 중이라는 소식도 있다.
2013년 초반 폭스바겐이 1천만 원 미만의 가격으로 ‘업’을 국내에 출시하게 되면 국산 경차는 물론 소형차 시장까지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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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업!’을 막을 만한 장벽이 우리나라에는 없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권장하는 경차인데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어떤 국산차보다도 적다. 안전성 또한 앞서 말한 차체 강성만 봐도 국산 대형차와 맞먹는다.
하지만 국산차에게는 다행(?)스럽게도 그럴 가능성은 적다. 국내 판매망까지 들여오는 데 드는 비용이나 수익 등을 고려했을 때 유럽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몇백만 원 가량 비싸지게 된다. 따라서 만약 한국에 출시한다고 해도 국산 경차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으로 책정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여기다 폭스바겐 측도 '업!' 출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현재 한국 시장에 판매 중인 다른 소형 세그먼트 차량들의 판매를 방해할 확률이 높은 것도 문제다.
국내 소비자들은 아쉽지만 국산차 브랜드들이 이 '업!'과 같은 차량을 만들어 주기를 기다려야 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