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나던 주점 컨설팅해서 흑자 변신청년 인턴 등 2천여명 전국서 봉사
  • ▲ 미소희망봉사단 이정세 단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미소희망봉사단 이정세 단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정금래(65세)씨는 성북구 석관동에서 운영하는 작은 주점 ‘한잔타운’의 매출이 적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미소희망봉사단(이하 봉사단)이 가게를 찾아 문제점을 분석한 결과 다양한 해물메뉴를 갖추고 있었으나, 재료가 없어 판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인테리어가 낙후돼 있었다.
그러다보니 월매출이 50만원에 그쳤던 것이다.
월세 50만원에 대출이자 30만원, 운영비 50만원을 빼면 매달 80만원씩 적자를 보는 꼴.
봉사단은 우선 원가를 파악해 판매가격을 재조정하고 실제로 조리하기 어려운 음식들은 메뉴판에서 뺐다. 
  
인테리어와 홍보활동을 위해 추가로 미소금융 대출을 주선해주었다.
봉사단 팀원들은 손수 가게 안을 청소하고 그림을 그리고 발품을 팔아 집기를 구입해 재배치했다.
정금래 사장과 의논해 메뉴도 조정하고 주변에 홍보전단지를 배포했다.
리뉴얼 이후 50만원이었던 매출은 150만원으로 늘었으며, 5개월만에 230만원까지 치솟았다.

 
  • ▲ 미소희망봉사단 이정세 단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제2, 제3의 한잔타운 뒤에는 미소희망봉사단이 있었다.
    전국의 2,066명의 봉사자들중 인턴 300여명, 은퇴 장년층 100여명은 상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봉사단은 영하 10도가 밑도는 날씨에도 영세 상인을 찾아가고, 심지어 본인의 주머니를 털어 도움을 주기도 한다.
    미소금융재단에서 소자본을 대출해 서민들을 지원한다면, 봉사단에서는 금융이 미처 손닿지 못하는 곳을 어루만지고 있다. 
     
    봉사단은 일회성 도움보다는 장기적인 컨설팅에 초점을 맞춰 활동하고 있다.
    영세업자들이 재벌들의 틈에서 어떻게 하면 자생력을 키우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일명 ‘비즈니스 컨설팅’을 해준다.


  • ▲ 미소희망봉사단 이정세 단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컨설팅을 해줘도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상인은 극소수.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것이 급급한 상인들에게 장기적인 사업방향은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실행과정을 하나하나 봉사단에서 상점주인과 함께 진행한다.
    봉사단에서는 이를 ‘동행컨설팅’이라 부른다. 
  • “봉사자 4명이 한 팀이 돼 상인들과 함께 컨설팅부터 실행완료를 하기까지 3개월에서 6개월 간 동행한다.
    동행컨설팅을 30개 팀 운영하고 있다.
    한사람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연해주에서 우리나라에 와 적응하던 한 동포가 시장에 좌판을 벌였다 장사가 잘 안되자 그만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경우도 보았다”
       - 이정세 단장


  • ▲ 미소희망봉사단 이정세 단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여전히 봉사단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영세업체들도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봉사단은 ‘마이크로비지니스 매뉴얼’을 제작하고 있다.
     
    소규모자영업을 떡볶이 가게, 과일 가게, 이발소, 수선집, 족발집 등으로 세분화해 업종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상인들의 자습서다.
    “산업을 피라미드 구성으로 봤을 때 가장 바닥에 있는 서민들 업종은 제대로 분류돼 있지 않다. 
    모든 업종에 대한 매뉴얼을 작성하려는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완성된 업종부터 먼저 제공하고 있다.
    새로운 업종이 계속 생기고 경영환경이 바뀌기 때문에 계속 업데이트 돼야 할 것이다”
       -  이정세 단장

    이 단장은 화두가 되고 있는 ‘상생’이 모든 계층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통시장이 대형마트 때문에 망해간다고 하지만 시장 밖 좌판을 벌리고 장사하는 사람들도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통시장에도 세 부류의 점포가 있다.
    점포가 있고 상인회에 속한 상점, 시장 내에서 자릿세를 내는 노점상, 자릿세가 없어 시장 밖에서 장사하는 좌판이다.
    이마트와 비교하면 끝도 없지만 시장 안은 밖보다 훨씬 따뜻하다. 이들도 서로 조금씩 감싸 안는다면 삶이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상생’이라 하면 ‘재벌-전통시장’ 사이의 관계를 말하기도 하고 ‘나도 힘든데 누가 누굴 포용하느냐’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가까이 있는 사람들끼리 조금씩 포용하는 것이 진짜 상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