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카드 안받아.. 소비자들 울며 겨자먹기로 롯데카드 현장 신청 타카드사들 "수수료율 못맞춰 입찰포기... 일감몰아주기 의혹"
  • ▲ 빅마켓 회원가입 하는 곳에는 롯데카드 신규발급을 신청하는 부스가 함께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빅마켓 회원가입 하는 곳에는 롯데카드 신규발급을 신청하는 부스가 함께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롯데 빅마켓에서 ‘롯데카드’ 발급부스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빅마켓에서는 롯데카드, 롯데상품권, 현금으로만 결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모르고 방문한 소비자들은 즉석에서 롯데카드를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 

체크카드나 현금카드는 전혀 사용할 수 없으며 상품권이나 현금으로 결제할 경우 롯데카드로 결제할 때 받을 수 있는 쿠폰할인, 마일리지 적립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오히려 손해다.
  
평소 사용하던 카드를 사용하고 싶어도 반 강제적으로 롯데카드를 발급받을 수밖에 없다고 소비자들은 토로한다.
  
“평소 마일리지 적립을 위해 사용해 왔던 주요카드가 있다.
창고형 매장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생활비를 조금이나마 아끼기 위해 찾았다가 롯데카드 발급을 신청했다.
현금으로도 결제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라 카드신청을 결정했다”

  - 주부 이모 씨(33세)


상황이 이렇다보니 빅마켓이 오픈한 지난해 6월 불법적 카드 모객 행위가 판치기도 했다. 
  
빅마켓 회원으로 가입하는 장소 한 켠에 공식적인 롯데카드 가입부스가 있지만 일부 불법 종합카드 모객꾼은 현금 주는 것을 미끼로 불법적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던 것.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 제 72조에 따르면 길거리에서 카드회원을 모집하는 것은 물론 연회비의 10%를 초과해 금품을 제공하는 것도 위법이다. 
  
빅마트 입구 주변 수많은 불법 종합카드 모객꾼들은 지난 해 10만원을 현금으로 준다며 롯데카드 연회비 1만원의 10배에 해당하는 금품을 제공해 문제가 된 바 있다.
  
“종합카드 모객인들은 회원들의 정보를 불법적으로 판매하거나 다른 업체와 공유한다.
금품을 제공한다며 소비자들을 유인하는데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 카드사 관계자


  • ▲ 지난해 6월 빅마켓이 개점할 당시 불법 종합카드 모집꾼이 롯데카드를 만들게 한 후 본인의 카드로 직접 빅마켓 가입비를 결제해 준 영수증. 연회비의 10% 이상 금품을 제공한 행위는 위법이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지난해 6월 빅마켓이 개점할 당시 불법 종합카드 모집꾼이 롯데카드를 만들게 한 후 본인의 카드로 직접 빅마켓 가입비를 결제해 준 영수증. 연회비의 10% 이상 금품을 제공한 행위는 위법이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롯데 빅마켓이 롯데카드만으로 결제하도록 하는 이유에 대해 계열사끼리 ‘부당한 내부거래’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크다.

    “소비자들의 불편에도 불구하고 롯데 빅마켓과 롯데카드가 독점계약을 맺으며 일감을 몰아줬다.
    같은 계열사끼리 독점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내부거래’ 정황 증거가 드러난다.
    공식적으로는 공개입찰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카드사들이 수용하기 힘든 조건을 내세우며 롯데카드와 독점계약을 했다”
       
       - 유권자시민행동 엄태기 실장


    실제 빅마켓은 카드사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여러 카드사의 입찰조건을 검토했다. 
    빅마켓이 코스트코-삼성카드를 벤치마킹한 만큼 삼성카드와 0.7%의 카드수수료율 수준을 여타 카드사에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대형유통업체가 카드사와 과도하게 낮은 카드수수료율을 적용한데 대해 사회적인 비난이 일어 다른 카드사들이 주춤하는 사이 계열사인 롯데카드와 1.5% 카드수수료율로 독점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반면 롯데카드측은 빅마켓과 롯데카드 독점계약 체결의 결정적 이유로 ‘카드수수료율’이 아닌 ‘롯데 회원 정보 공유’가 가장 큰 이유였다고 밝혔다.

    “롯데 멤버스 회원은 2천5백만명에 이른다.
    회원정보를 활용해 공동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빅마켓과 독점계약을 한 결정적 이유다. 공개입찰로 진행된 정상적 거래다.
    빅마켓과 계약은 변경 사항이 있을 경우만 협의해 조건을 바꾸기로 돼 있어 당분간 독점적 위치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 롯데카드 관계자

     

    여신전문금융업법이 지난 해 12월 개정되면서 영세상인들의 카드수수료율은 하향 조정되고 대형마트의 카드수수료율은 소폭 상향 조종됐다.
    빅마켓과 롯데카드의 카드수수료율도 기존 1.5%에서 2%대로 인상됐다.
    그러나 여전히 이들 롯데 계열사의 ‘독점계약’은 이어지고 있다.
    카드수수료율이 2%로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다른 카드사와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롯데카드가 ‘독적점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계약당시 다른 카드사들은 카드수수료율을 맞추지 못하겠다고 스스로 입찰을 포기한 것이지 계열사끼리의 ‘일감몰아주기’라 볼 수 없다.
    지난해 말 카드수수료율이 인상됐지만 현재로써는 다른 카드사와 계약을 체결할 계획은 없다”

      - 빅마켓 관계자


    고희정 기자 meg@newdaily.co.kr
    사진.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