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적 민원 제기·물질적 보상요구… 선의의 소비자 피해


요즘 SNS에는 각종 [AS 성공비결]이
영웅담(?)처럼 공공연하게 돌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내 돈 한 푼 안 들이고
새 휴대전화로 교환할 수 있는지,

중요한 약속에 값비싼 옷을 입고 나갈 수 있는지,
최고급 화장품을 써볼 수 있는지 등이 버젓이 노하우로 소개됩니다.

한 은행의 여직원이 고객에게 대출 연체와
관련한 안내를 하기 위해 전화를 겁니다.

연체 안내를 받은 고객은 업무와 관계없는 사생활에 대해
장시간 하소연을 하다가 갑자기 화를 내며 욕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직원은 고객이 분이 풀려 전화를 끊을 때까지
듣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서비스업 종사자라면 드물지 않게 겪는 사례입니다.

공통점은 기업이 이미지 실추를 두려워하는 것을 이용,
고의적·상습적으로 보상금을 노리고 각종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죠.

감정노동에 관한 국내외 연구들에 따르면,
감정노동이 극도의 피로와 직무 불만족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심각한 경우에는 우울증, 대인공포증, 불면증까지 유발한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블랙컨슈머(악덕 소비자)]로 부터 피해를 입는
사회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른지 오래입니다.

블랙 컨슈머란 [나쁘다]는 의미의 black과,

[소비자]라는 뜻의 consumer를 합성한 말로
악성 민원을 고의로, 또 상습적으로 제기하는 소비자를 말합니다.

이처럼 기업이나 점포를 대상으로
거짓 민원을 제기하거나 언어적·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는
이를 [블랙 컨슈머]라고 합니다.

합리적인 판단으로 기업의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정상적인 소비자 [화이트 컨슈머]와 대조되는 의미이지요.

막무가내로 [바꿔줘~]를 연발하는
TV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정여사]가 떠오르신다고요.
이 정도는 [생떼]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죠.

블랙 컨슈머의 유형은 [무조건 환불 요구] 외에도 다양합니다.
[정신적 피해를 받았다]며 보상금을 내놓으라고 하거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매장의 직원을 해고하라고 요구합니다.

매장에서 무례한 언행과 폭력을 행사하거나,
[OOO와 잘 아는 사이다]며
유력인사 이름을 거론해 협박하기도 하죠.

악의적인 민원을 제기해 이를 인터넷에 올린다고
협박하거나 실제로 퍼트리기도 합니다.

특히 식품업체나 유아용품 업체들이 민감합니다.
소비자가 [안전]을 가장 중시하는 분야이기 때문이죠.

이에 블랙 컨슈머에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보상해주는 업체들도 여전히 많다고 합니다.

진실을 밝히는 데는 절차와 시간이 소요되는데,
그 전에 소문이 퍼지면 타격이 크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이렇게 된 이유로는,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산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보는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거나 트위터에 공개하면
사실 여부가 확인되기도 전에 빠르게 퍼져 나가기 때문이지요.

지난해 2월 있었던 [채선당 임신부 폭행 사건]이
대표적인 [인터넷 블랙 컨슈머] 사례입니다.

종업원에게 [배를 걷어차였다]는 거짓말을
많은 사람이 찾는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 올리는 바람에,

트위터에서는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성급한 움직임까지 일었습니다.
결국 경찰이 나선 뒤에 [배를 차였다]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블랙 컨슈머의 폐해는 화이트 컨슈머(선의의 소비자)에게까지 돌아갑니다.
기업이 블랙 컨슈머에 대응하느라 유통비용을 들이게 되면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인터넷상의 [고발성] 글들에 섣불리 현혹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한편, 금감원은 소비자보호 홍보 강화를 위해
금융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발령하는 [소비자경보]를
방송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활용하고 [소비자리포트]를
서민들이 많이 찾는 동네병원 등에 비치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