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그맨 박명수가 영세한 치킨가게로
씨름선수들을 한꺼번에 데려가
매상을 올려주는 장면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단순한 웃음을 넘어 감동을 선사한 이 장면은
실제로 2011년 가을부터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캐시몹(cash mob)]이라는 소비행태입니다.

[캐시몹]은
현금을 뜻하는 [캐시]와
무리를 뜻하는 [몹]의 합성어입니다.

영세 가게에 소비자들이 무리로 몰려가서
현금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행태를 말하죠.

영세 상인과 지역상권을 돕기 위해 고안된
[착한 소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2년 1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월가를 점령한 시위 열기가
캐시몹으로 진화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세계 젊은이들은 3월 24일을
[세계 캐시몹의 날]로 정하기도 했습니다.

[캐시몹]은
미국 클리블랜드에 사는
변호사 앤드루 샘토이가 창안했습니다.

영국 여행 중에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영세한 상점을 습격해 물건을 약탈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자신의 트위터에 캐시몹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첫 타깃은
클리블랜드에 있던 한 동네 서점이었습니다.

샘토이는 트위터에서 40여 명의 참가자들을 모아
이곳에서 30분간 번개 쇼핑을 했고,
이것이 입소문을 타고 미국 전역으로 퍼졌습니다.

캐시몹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특정 시간에 상점에 모여 20달러 이상 써야 하고,
주인에게 할인을 요구하면 안 됩니다.

쇼핑에만 몰두하지 말고 함께
참가한 사람 3명 이상과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다른 사례로는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의
식품점 [네이처스 빈]에 손님 120여 명이 모여들었습니다.

인근 대형 마켓을 놔두고
농산물과 유기농 제품을 주로 파는
이 작은 상점에 모인 것은 지역 소상인을 돕기 위한 것입니다.

손님들은 전날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만나는 장소와 시간을 연락 받습니다.

네이처스 빈은 이날 3시간 동안 몰려든 손님들 덕분에
9,000달러(약 1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특정 시간에 동네의 작은 상점에 몰려와
쇼핑을 하고 사라지는 [캐시몹(Cash Mob)]이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새로운 소비 형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금을 가진 군중]이라는 의미의 캐시몹 행사는
월마트 등 대형 상권에 밀려 존폐 위기에 처한
동네의 작은 식품점, 서점, 의류점 등이 주요 대상입니다.

참석자의 입소문을 통해 캐시몹 행사는
미 전역으로 빠르게 퍼져 나가 각 도시에서
자생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