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기업 보호막 강하고 유통망 장벽 높아기술력 한수 아래로 보는 인식도 문제업계, "시장진출 위한 맞춤전략 시급" 지적
  • 

    글로벌 전자기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유독 일본에만 가면 맥을 못 추고 있다.

    TV부터 스마트폰까지 일본에선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
    갈 길을 잃어버린 모양새다.

    아이폰의 종주국 미국 시장도 뚫은 삼성전자가
    일본에서만 고전하는 이유를 놓고 업계도 고민에 빠졌다.

    #. 야심차게 시작한 LED 사업, 결국 철수 

    23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일본 내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09년 차세대 사업으로 LED를 꼽은 삼성전자가 
    일본에서 야심차게 사업을 시작했을 때와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사업을 접게 된 이유는
    일본 정부의 자국 기업 보호 정책에 있다.

    일본 정부가 만든 상업용 LED 표준이 일본 업체들에게만
    유리하도록 제정한 것이다.

    여기에 일본 특유의 유통 구조도 한몫했다.

    일본 가전시장은 특정 가문들이 지역별로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어, 기존 업체가 아니면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렵다.

    진입장벽이 높아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국내 브랜드들의 유통망 확장이 쉽지 않은  것이다.  

    유통망 확보도 어려운데다가 일본인들의 인식도 문제다.

    한국 전자 회사들을 자국 회사인 소니, 샤프 등의 후발주자로 여겨
    기술력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도 일본의 벽을 넘기 어려운 이유로
    정책적, 유통적 문제가 있지만 일본인들의 인식 자체가
    변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대표 제품인 스마트폰, TV까지 외면 받아

    일본에서는 삼성전자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 TV도 통하지 않는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BCN에 따르면
    지난달 11월 셋 째주(18~24일) 판매된 스마트폰
    10대 중 9대는 애플의 아이폰5S와 5C였다. 

    삼성전자의 제품은 10위권 내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TV에서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UHD TV, OLED TV 등을 앞세워
    차세대 TV 시장을 주도하면서 글로벌 판매량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영 딴 판이다.

    일본 전자업체 샤프, 도시바, 소니 등에 밀려
    평판TV에서 0~1% 대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내에서의 삼성의 위축 현상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나 레노버 등의 품질을 의심하는 것과 비슷하다.

    지난 3분기 화웨이와 레노버는 LG전자보다 높은
    스마트폰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세계 3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중국 업체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은 바뀌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도 후발주자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소니, 샤프 등 과거 일본 브랜드보다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고전하는 이유다."

       - 업계 관계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맞춤 전략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