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장기화·원자재 가격 상승에 수익성 악화CJ제일제당·농심·삼양식품 하반기 들어 주가 동반 약세해외 실적 증가 기업 저점 매수 적기…"옥석 가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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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푸드' 열풍으로 올해 상반기 고공행진했던 식품주 주가가 내수 부진과 환율 상승에 따른 원료 수입 부담에 맥을 못 추고 있다. 증권가에선 해외 수출 실적 자체가 증가세인 종목들에 대해선 상승 여력을 점치며 저가 매수 적기로 보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 6월21일(70만원) 고점 부근 이후 지난 22일까지 주가가 24% 하락했다. 삼양식품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55분 현재도 전일 대비 1.50% 하락한 52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양식품은 올초 20만원 초반대였던 주가가 지난 6월 70만원을 돌파하며 상반기 내내 급등세로 주목받은 종목이다. 불닭볶음면 등 라면 제품을 필두로 한 수출이 이같은 랠리를 이끌었다.

    다른 식품주 주가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부터 이달 22일까지 농심 주가는 30.88% 급락했다. 롯데웰푸드(-38.06%), 동원F&B(-28.33%), CJ제일제당(-29.44%), 오뚜기(-6.70%) 등 상반기 K-푸드 열풍 속에 동반 강세를 보였던 종목들은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식품주 주가가 고전하는 건 내수 부진이 길어진데다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지난 3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고, 10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2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하향조정하며 "내수 회복이 생각보다 더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올해 3분기 매출(개별기준)이 4조 62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줄고 영업이익은 2764억원으로 0.4% 증가했다.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성장했지만 국내 식품사업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농심은 3분기 매출액(연결기준)은 8504억원, 영업이익 376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0.6%, 32.5% 감소한 수치로, 국내 경기 둔화 영향으로 시장규모가 축소되며 스낵과 음료 카테고리에서 매출 감소폭이 컸다.

    롯데웰푸드도 내수 부진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3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이 760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감소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890억원)을 14.5%나 밑돈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조785억원으로 0.7%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고물가와 내수침체가 당분간 이어져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만큼 해외 진출을 통한 성장동력을 확보한 식품주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 침체 장기화로 국내 수요가 부진했다"면서 "구조적인 내수 소비 둔화와 인구 구조 변화로 국내 시장의 양적 한계가 명확해진 상황에서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최근 식품주의 조정 국면이 해외 매출 성장이 양호한 종목을 저점 매수할 기회라는 분석이다.  올 하반기는 내수 부진으로 식품주 주가가 하락했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외 매출이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매출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식품주는 삼양식품, CJ제일제당이 대표적이다.

    삼양식품은 3분기 해외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43% 늘어나 3428억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 3분기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이 78%를 차지한다. CJ제일제당도 3분기 해외 매출이 1조4031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늘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내수 중심에서 수출 기업으로 변신 중인 기업에 기회 요인이 많을 것"이라며 CJ제일제당과 삼양식품을 음식료업종 톱픽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