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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심지혜 기자.
지난 몇 일간 211, 226 대란이라는 말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내렸다. 이는 다름아닌 스마트폰 보조금 때문에 생긴 말이다.
지난 11일 한 통신사가 갤럭시S4 LTE-A에 145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 사례가 발생해 211일 대란이라는 말이 생겼다. 해당 단말기 출고가는 95만원 대로 되려 돈을 주고 판매해 한 대리점에 수 많은 사람들이 새벽까지 줄을 서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후 26일에 또 다시 수십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돼 226대란이라는 말이 검색어에 올랐다. 번호이동을 할 경우 60~70만원대의 보조금을 주고 갤럭시S4 LTE-A, LG G2가 12만원, 베가 시크릿 업과 베가 아이언 등은 3만원에 판매했다.
이런 일이 계속되자 지난 28일에는 보조금 지급에 대한 기대감으로 228대란이라는 말이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정부가 정한 이동통신사 보조금 지급 상한선은 27만원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통3사는 이 같은 정부 지침을 지키지 않아 연초 최대 과징금 및 시정명령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계속해서 엄청난 양의 보조금을 뿌려댔다. 결국 정부는 30일 이상의 영업정지를 예고했고 시기와 가중 또는 경감 여부를 조율하고 있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시장 점유율과 가입자 확보를 위해 영업정지 이전에 가입자를 확보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불법 보조금을 계속해서 뿌리며 대담한 행동을 지속하고 있다.
평소 이통사들은 '빠르다'는 이미지 선점을 위해 '세계최초'라는 수식어를 앞세워 'LTE보다 6배 빠른 기술 시연 성공' 혹은 국내 최초 '3배 빠른 LTE-A 상용화'를 선전한다. 하지만 정작 이용자들은 빨라진 속도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를 이용 할 수 있는 단말기는 나오지도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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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이통사들은 '본연적 경쟁력'이라는 말을 앞세워 보조금 경쟁 보다는 통신사로써 마땅히 제공해야 할 서비스를 가지고 경쟁하겠다고 선포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그러한 말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불법 보조금은 계속되고 있었다.
약 5000만여 명에 이르는 우리나라 인구 중 스마트폰 이용자는 4000만 명에 가깝다고 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한 대씩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고 할 만하다. 그만큼 통신시장은 포화됐다.
때문에 이통사들은 이제는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보다는 타 통신사 고객을 뺏어오는 데 혈안이 돼있는 것이다.
물론 경쟁 체제에서 누구에게나 모든 것을 똑같은 가격에 줄 수 없고, 좋은 물건을 더 싼 값에 파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동통신서비스'를 하는 이통사들이 타사보다 더 나은 서비스 경쟁력을 갖추기 보다 이미지 선점을 위한 '세계 최초' 논쟁이나 마케팅 비용을 이용한 보조금 경쟁에 더 열심을 쏟고 있는 것이 지금의 이동통신 서비스 제공자들의 현실이다.
또한 통신사들은 장기간 자사 서비스를 이용해 온 고객에게는 별 다른 혜택도 없다. 포인트를 좀 더 많이 주고 할인 받는 곳을 조금 더 많이 제공하는 정도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요즘엔 장기가입 고객을 위한 혜택을 생각하는 것 보다 보조금 받아 통신사를 바꾸는 것이 사실상 더 낫다"고 이야기 할 정도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각 통신사들이 속도 경쟁 이외에는 특별히 차별화 할 만한 서비스가 없다"며 "서로 비슷 한 상황에서 눈에 띌 만한 것이 보조금 경쟁"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소비자들 조차 "어느 통신사든 마찬가지다, 보조금 더 많이 주는 곳으로 가겠다"는 식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보조금으로 가입자 유치에만 신경을 쓰고 저렴한 요금과 품질에 소홀한 면이 있다"며 "이용자들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보조금 지급을 막기 위해 내놓은 단말기유통법이 통과돼야 서비스 품질 향상에 눈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정 이상의 시장 점유율 유지, 가입자 유치를 위해 정부 제재는 무시한 채 지급되는 보조금은 마케팅 비용에서 빠져나간다.
이는 소비자들이 이용한 통신서비스 대가로, 더 나은 품질을 제공해 달라고, 더 좋은 서비스를 바라는 마음으로 낸 요금이다.
소비자들이 낸 이용 요금이 예고 없이 하루 차이로, 몇 시간 차이로 부당하게 이용자들을 차별하는 보조금 명목으로 막대한 비용이 사용되다가는'본연의 경쟁력'을 위한 곳에 정말 제대로 쓰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이제는 통신사들이 단말기 보조금 보다 소비자들로 부터 "품질이 좋아서, 서비스가 좋아서, 믿음이 가기 때문에 이 통신사에 돈을 내고 오랫동안 이용하고 싶다"는 신뢰 받는, 가치 있는 통신사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