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0조원 매도 폭탄 … 삼성전자·SK하이닉스 AI대장주도 급락미 국채금리 급등·환율 1500원 돌파 … 연이은 악재에 투자심리 급랭엔비디아 실적·FOMC 의사록·스페이스X IPO까지 … 6월 증시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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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8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급락하며 '검은 금요일'을 연출했다. 미국 뉴욕증시마저 기술주 중심의 차익실현 매물에 동반 하락하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라는 분석과 함께, 고금리·고유가·지정학 리스크가 맞물린 본격 조정의 시작일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코스피는 장중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했지만 상승세를 지켜내지 못한 채 전 거래일 대비 6.12% 급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5.14% 하락하며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지난주 초 글로벌 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꿈의 8000 시대' 기대감을 키웠던 국내 증시는 불과 며칠 만에 극심한 변동성 장세로 돌아선 것이다.특히 외국인의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코스피가 7000선을 돌파한 이후 7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섰고, 지난 한 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0조원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은 20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지만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시장을 흔든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급등한 글로벌 채권금리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60%까지 치솟으며 최근 1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30년물 금리도 5%를 넘어섰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예상보다 강한 미국 물가 지표가 맞물리며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국내 채권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17% 수준까지 상승했고,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증시 부담을 키웠다. 증권가에서는 금리 상승이 성장주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우며 최근 급등했던 AI·반도체 중심의 기술주에 차익실현 명분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8%, 7%대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달 들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AI 랠리를 이끌었던 대표 종목들이 투매성 매도에 직면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환율도 시장 불안을 키웠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500원을 돌파하며 1500.8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금리 급등으로 달러 강세가 심화된 데다 외국인 매도 자금이 달러 수요로 이어지며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1530원대를 넘어설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미국 증시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07%, S&P500은 1.24%, 나스닥은 1.54% 각각 하락했다. AI 열풍의 중심에 있던 NVIDIA를 비롯해 반도체 기업들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엔비디아는 4% 넘게 하락했고, 마이크론과 AMD, 인텔도 5~6%대 하락세를 기록했다.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단기 급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숨 고르기라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고유가 장기화와 미 국채금리 5% 가능성, 중동 지정학 리스크까지 겹치며 예상보다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이번 주 시장의 최대 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 공개와 엔비디아 실적 발표다. 여기에 삼성전자 노사 협상, 정부의 국민성장펀드 출시, 하반기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까지 대기하고 있어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업계 관계자는 "이번 검은 금요일이 과열된 증시의 건강한 숨 고르기일지, 아니면 글로벌 긴축 재개와 위험자산 회피가 본격화되는 폭락장의 전조일지는 아직 단정지어서 말할 수 없다"며 "투자자들의 시선이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