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 25일 訪中 4공장 점검 "강행군"…아키오 "초심"
  • ▲ 지난 5일 독일 뤼셀스하임에 위치한 현대차 디자인센터를 방문한 정몽구 회장(좌측 세번째)ⓒ사진=현대차
    ▲ 지난 5일 독일 뤼셀스하임에 위치한 현대차 디자인센터를 방문한 정몽구 회장(좌측 세번째)ⓒ사진=현대차

     

    '화불단행(禍不單行)'

    나쁜 일은 늘 한꺼번에 생긴다. 최근 2~3년간 자동차업계를 보면 위기가 다시 또다른 위기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흐름이었다. 품질 추락과 대규모 리콜, 연비논란 등 대형 악재가 잇따랐다. 

    비슷한 위기의 연속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아키오 토요타 일본 토요타자동차 사장의 행보는 아시아는 물론 글로벌 톱메이커라는 점에서 여러 모로 자주 비교된다. 똑같은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현대차와 토요타의 평판이 극과 극으로 엇갈리기 때문이다.

    정몽구 회장은 요즘 현장경영이란 정공법을 택했다. 해외 생산점검을 위한 강행군이다. 품질 신뢰회복이 초점이다. 이달초 유럽 점검일정에 이어 25일 중국시장 점검을 위해 출국했다.  
     
    오는 28일까지 3박4일 일정이지만 빠듯하다. 중국 합작 상용차공장인 쓰촨공장과 중국 4공장 후보지인 충칭시를 방문할 예정이다.
     
    중국 상용합작사인 쓰촨현대기차유한공사의 쓰촨공장은 내달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정회장의 사전 점검 성격이 짙다. 중형 카운티 버스와 중형트럭 마이티, 그리고 대형트럭 트라고 엑시언트가 현지 생산돼 중국 시장을 공략한다.
     
    현대차와 중국 남준기차가 각각 50%의 비율로 총 6000억원을 투자해 설립된 쓰촨현대는 2014년까지 트럭 15만대, 버스 1만대 등 연간 16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신규 모델 추가 투입과 승용부문과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통해 오는 2015년에는 판매 규모를 총 30만대 가량으로 늘려 중국 상용차 시장 점유율을 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어 정회장은 28일 현대차 중국 4공장 부지인 충칭시를 방문할 예정이다. 공장을 짓기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제4공장 설립으로 중국 현지 생산 규모를 현재 105만대에서 135만대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4공장 프로젝트를 여러해동안 삼고초려(三顧草廬)했다. 중국 내 수요가 확대되면서 공장 증설이 불가피했기때문이다.  

  • ▲ 지난 5일 독일 뤼셀스하임에 위치한 현대차 디자인센터를 방문한 정몽구 회장(좌측 세번째)ⓒ사진=현대차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사장의 경우 다시한번 위기를 맞으며, 향후 대응전략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09년 수백만 대를 리콜하고, 최근 미국 법무부와 12억달러(약 1조3000억원)의 벌금에 합의하면서 이슈메이커로 재부상했다. 급발진 문제가 제기됐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다 큰 역풍을 맞은 것이다. 아키오 사장이 미국 의회 청문회에 불려나가 눈물을 흘리며 사과를 했다.

    이번 벌금 합의로 리콜 사태는 일단락 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토요타가 그동안 문제를 숨기고 소비자를 보호하지 않은 잘못에 대한 비판은 면치못하고 있다. 

    지난해 사장 취임 5년 만에 흑자를 이끌어내면서 3세경영자로 후한 평가를 받기도 한 아키오 사장으로서는 뼈아픈 경험이었다.  

    토요타 사태는 생중계 수준으로 전 세계 시장에 일파만파 전달됐다는 점에서 완성차 메이커들의 위기관리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음을 시사하고 있다.

    아키오 사장은 최근 일본 자동차출입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리콜 사태는 토요타가 고객이 최우선이라는 기본 철학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터닝 포인트가 됐다"면서 참회와 반성으로 대신했다.

    위기는 한번 벌어지고나면 그 다음에는 기업의 대처에 따라 상황 전개가 바뀔 수가 있다. 그런 점에서 위기는 기회로 반전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치명타'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재도약의 '결정타'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