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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정년 60세 연장법' 시행을 앞두고 정년을 앞당겨 연장하는 대기업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승진에 누락하면 조기 퇴사하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진 지금의 기업문화 속에서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기업경영 평가기관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주요 상장사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0.3년에 불과하다. 평균 근속연수는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게다가 전체 직원 가운데 1% 정도만 될 수 있다는 대기업 임원의 평균 나이는 52세다.

     

    삼성그룹의 경우 지난해 신규 임원 승진자의 평균 나이가 47세였다.

     

    대기업 직원 상당수가 입사 후 10년 내 퇴직이나 이직을 한다는 의미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주요 기업들은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 임원 승진은 물론 앞서 대리·과장·차장·부장 승진에서 누락되는 경우 퇴사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같은 세태를 반영해 '사오정(45세면 정년)'이란 말이 통용되기도 한다.

     

    정년이 법적으로 60세로 늘어도 임원이 되지 못한 대기업 직원들이 체감하는 실질 정년은 40대 후반이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오정이 현실인 대기업 상황에서 정년 연장은 직원들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물론 대기업에도 정년 퇴직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생산현장의 기능직에 국한돼 있고,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의 경우 매년 부장 직급으로 정년을 채우고 퇴직하는 직원 수는 100∼300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양사의 임직원 수는 각각 9만8천명과 3만7천명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매년 정년을 채우고 퇴직하는 직원의 수가 전체 임직원의 0.3% 안팎에 불과한 셈이다.

     

    이에 따라 실질 정년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승진 누락시 조기퇴직이 당연시되는 지금의 기업문화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개편을 병행하고 인식을 개선해 간다면 기업문화가 바뀌면서 실질정년이 연장될 것으로 본다"며 "법으로 정년을 연장한 것도 기업문화 개선에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