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세 5%→8% 조정 입장 VS 韓 '무관세' 요구 …입장차만 재확인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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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11차 협상을 앞두고 열리는 회의에 삼성, LG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숨죽이고 있다. 관세율에 따른 양국의 신경전이 팽팽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디스플레이 시장을 키우기 위해 '무관세'를 주장하고 나섰지만, 중국은 자국 시장 보호를 외치며 한 발짝의 물러섬도 없기 때문이다.15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6일까지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 FTA 회기간 회의(intersessional meeting)'가 열린다.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리는 이번 회의는 지난달 22일 열린 '한·중 FTA 제10차 협상'의 입장 차를 조율하는 자리다.
10차 협상에서 양국 정부가 입장 차이를 보인 부분은 '관세'다. 한국은 석유화학, 기계, 디스플레이, 컴퓨터 등의 무관세화를 주장하는 동시에 농산물이나 영세중소기업 제품을 초민감품목으로 넣어 농민들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폈다.
이와 달리 중국은 농수산물, 섬유, 의류에 대한 무관세를 주장하면서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기계 등은 제외시켰다.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계가 촉각을 세우는 부분은 바로 '관세'다. 중국에 패널을 공급할 때 관세가 없어질 경우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에 내는 관세는 5%. 지난해 관세가 3%에서 5%로 올랐는데 최근 다시 8% 인상안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대로 진행될 경우 사실상 한국산 패널은 값싼 중국 업체들에게 경쟁력을 잃게 된다.
디스플레이 업계가 한·중 FTA 협상 결과에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디스플레이 시장이며,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TV 수요만큼 패널에 대한 공급도 많아지고 있다.
관세 문제를 타파하기 위한 디스플레이 업계의 노력도 있었다. 중국에 공장을 짓는 방법이다. 현지공장서 물건을 바로 공급하면 관세문제 뿐만 아니라 판매에 유리한 조건들을 갖게 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0월 중국 쑤저우에 패널을 제조하는 라인공장을 준공했다. 월 11만장규모의 생산량을 갖는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올 하반기쯤 중국 광저우에 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생산 캐파는 월 6만장(투입기준) 내외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중 FTA서 디스플레이 무관세가 조율되면 업계의 1차적 고민이 해결된다"면서 "한 마디로 디스플레이 수출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양국 정부간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인 만큼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 관세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간의 협상인 만큼 회사차원에서의 끼어들 룸은 없다"면서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무관세로 해주면 좋지데, 얘기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러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