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로 일본 가는 한국인관광객 늘어수익성 악화 극복하려는 카드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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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르면 오는 9월부터 국내 전용카드를 일본에서도 쓸 수 있게 된다.

    17일 신한카드에 따르면 일본내 제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일본 대행 결제대행(VAN) 업체인 NTT DATA와 오는 22일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일본에서 결제 가능한 국내 전용카드를 내놓음에 따라 국민카드, 삼성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도 이 같은 방식을 뒤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도 결제할 수 있는 카드망을 구축함으로써 국내 카드업계가 포화상태와 규제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한카드가 일본 지불결제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엔화 약세(엔저)가 지속되면서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크게 늘고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일본 법무성이 발표한 출입국관리 통계를 보면 지난해 일본에 입국한 외국인은 모두 1125만명으로, 국가별로는 한국인이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원이 최근 발간한 '엔저로 인한 한·일간 소비·관광 트렌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전년보다 21% 늘어난 약 231만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은 275만명으로 전년보다 21.9%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우리나라 고객들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으로 여행을 많이 간다는 점을 고려해 고객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일본내 지불결제 사업에 뛰어들었다"며 "연회비 부담은 물론, 국제 브랜드 수수료 1%도 안받는다"고 설명했다.

    비자 등 국제브랜드 카드와 달리 신한카드의 국내 전용카드는 원화로 바로 환전해 청구하게 되므로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국제브랜드 카드는 엔화를 달러로 환전한 뒤 다시 원화로 바꿔 청구해 환 손실이 크다.

    결제 방식은 국내와 같다. 신한카드 국내 전용카드를 가진 고객이 일본 내 제휴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NTT DATA를 거쳐 신한카드에 승인 요청을 하게 된다. 신한카드가 NTT DATA를 거쳐 가맹점 대금을 지급하면 일본 내 매입사가 대금 지급을 완료하는 방식이다.

    신한카드는 일본에서도 결제할 수 있는 카드망을 구축함으로써 국제 브랜드카드 사용에 따른 사용분담금과 발급 유지 수수료를 연간 7억원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신한카드가 일본인 대상으로 카드를 발급하기 보다는 일본을 방문하는 내국인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이유가 있다.

    일본인들은 신용카드는 빚이라고 생각하고 현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신용카드 결제액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신용카드는 신용있는 사람에게 발급하는 것인데, 국내 카드사가 외국인에 대해 신용파악하기 쉽지 않다"며 "해외에서는 직불카드 또는 체크카드 형태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국내 카드사가 단독으로 진출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