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바꾸니 기적의 '뻥튀기'서민 체감경기는 나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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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연일 상승하는 경제지표와는 달리 골목상권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랭하기만 하다. ⓒ 이미화 기자
    ▲ 연일 상승하는 경제지표와는 달리 골목상권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랭하기만 하다. ⓒ 이미화 기자

     

    "경기가 너무 안 좋아…" 
    우리나라 국민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정부는 올해 우리경제가 지난해보다 4.0%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국민총생산(GDP)도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지만 국민들은 체감경기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장밋빛 전망만을 제시하는 지표는 가계 경기를 온전히 반영치 못하고, 올해부터 바뀐 GDP 산출법은 경제를 더욱 낙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 현실과 지표의 괴리감은 갈수록 커져만 간다.

     

    ◇ 통계와 현실 괴리 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에 따르면 1분기 GDP는 전분기보다 0.9% 상승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9% 성장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GNI)는 2만6205달러였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2800만원이다.(2013년 환율 적용)

    평균가구수인 3.25명(통계청 기준)으로 계산하면 가구당 9100만원의 소득은 올려야 한다. 21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1713개 상장사 임직원 평균 연봉은 5949만원으로 가장이 외벌이를 한다고 가정하면 가구 소득은 9100만원에 턱없이 부족하다.

    한은은 "국민소득에 기업과 정부의 소득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가구소득과는 격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가계와 종교·자선단체 등 민간 비영리단체의 소득만 계산한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을 따로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1인당 PGDI는 1608만원이었다.

    한은은 여기서 비영리단체의 소득을 제외하면 가계의 1인당 소득은 약 1500만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가구 소득은 약 4995만원으로 나왔다.

    2800만원의 1인당 GNI중 실질적으로 국민들이 버는 돈은 54%에 불과한 셈이다.

     

    ◇ 기준 바꾸니 숫자 뻥튀기

    GDP와 체감경기의 격차는 올해 더 커졌다. GDP·GNI 산출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GDP에 포함시키지 않았던 R&D 비용과 드라마·오락 제작비용 등이 새로 반영됐다.

    예를 들어 1000만원짜리 원자재에 100만원의 R&D 비용을 투입해 1500만원에 물건을 팔았다면 예전 계산으로는 GDP가 400만원이었다. 원자재값 1000만원과 R&D 비용 100만원을 뺀 금액을 부가가치로 봤기 때문이다.

    새 기준으은 R&D을 비용을 단순 비용이 아닌 여러 해에 걸쳐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보기에 GDP가 500만원으로 계산된다.

    우리나라는 새 기준의 적용으로 GDP가 7.8%(2010년 기준) 늘었다. 한국의 경제 규모 대비 R&D 지출 비율은 이스라엘과 핀란드에 이어 세계3위기에 새 기준의 효과를 크게 본 것이다.

    산출 기준 개편으로 새롭게 추가된 '지식재산생산물투자' 항목은 올해 1분기에도 7.5% 증가하며 지표와 체감경기의 차이를 더욱 벌렸다.

     

    ◇ 서민 체감경기는 오히려 후퇴…정부 "적극 지원하겠다"

    장밋빛으로만 보이는 지표들과는 달리 서민들은 여전히 힘들어하고 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서울 소재 1200여 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체감 경기를 조사한 결과 1분기 실적BSI(경기실사지수)는 58.3으로 지난해 4분기 62.3보다 4.0 포인트 하락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투자 등 민간부문의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고 체감경기가 어려워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중소기업 등에 대한 정책금융이 상반기 중 60% 수준으로 조기에 집행될 수 있도록 2분기에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삶이 나아지는 것을 국민이 체감하는 것을 정책의 최고 목표로 해 경기회복이 본격화할 수 있도록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