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있었지만... '실효성'은 글쎄판매인 생계 위협, 중소 제조사 재고 논란 해결 못 해자숙 없이 경쟁사 트집잡고, 가입자 모으기에만 혈안
  • ▲ 이동통신유통협회는 이통3사 영업정지가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피해를 입는다며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 이동통신유통협회는 이통3사 영업정지가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피해를 입는다며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불법 보조금 지급으로 시정명령을 어긴 이통3사에 45일간의 영업정지가 종료됐다. 그동안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통과됐고 알뜰폰 가입자는 300만을 넘었다. 최신 스마트폰에만 집중되던 관심도 단말기 출고가 정책이 확대되면서 저가 단말기 쪽으로 조금씩 확대됐다. 

하지만 영업정지 기간 동안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이통3사 CEO, 부사장, 마케팅 부문장들을 수 차례 불러 시장안정화를 위한 당부와 보조금 근절에 대한 의지를 피력해야 했다. 

이통3사 영업정지, 제3자가 반발

이통3사는 불법 보조금 지급으로 시정명령을 어겨 미래부로부터 45일 간 신규가입, 번호이동, 기기변경 등의 영업 제재를 받았다.(24개월 이상 기기변경, 단말기 분실·파손 제외) 하지만 시작부터 영업정지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제재 대상은 이통3사인데 정작 제3자가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지난 3월 13일부터 5월 19일까지 68일간 진행된 영업정지 조치로 인해 원하는 통신사로의 신규가입 또는 번호이동, 기기변경 등을 하지 못해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는 생계 수단이 차단됐다. 뿐만 아니라 제조사 역시 타격을 입었다. 2개 통신사가 동신에 영업을 멈춰 판매가 원활하지 못한 탓에 출고된 단말기들은 재고가 됐다. 

당시 미래부는 이통사들에게 대리점을 대상으로 단말채권 상환기간 연장, 단기 운영자금 및 매장 운영자금 및 운영비용에 대해 지원할 것과 수익 보전 방안 등을 강구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이동통신유통협회 측은 미래부가 내놓은 방안이 통신사와 직접 계약관계에 있는 대리점에게만 우선 적용되는 것이라며 지적했다. 이에 미래부와 통신사들은 "협의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영업정지 이통3사, 단순히 돌아가며 영업한 듯

3월 13일, KT와 LG유플러스의 영업이 정지되면서 SK텔레콤이 단독 영업을 진행들어갔다. 영업정지 시작 초기인데다 소비자들에게는 '보조금이 없어 비싸다'는 인식이 들면서 이동통신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단독 영업기간 말미에 삼성전자와 합의 없이 갤럭시S5 출시일을 앞당겨 판매하기도 했지만, 같은 기간 이통3사 중 가장 적은 가입자인 14만3000여 명을 모았다.

다음으로 LG유플러스가 4월 5일부터 단독 영업에 들어갔고 시장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LG유플러스는 영업재개 시점에 맞춰 데이터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고, 소비자들은 조금씩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LG유플러스가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가입자를 모으기 시작하자 '불법 보조금', '사전 예약 가입' 논란이 일어 CEO에 대한 형사고발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말미에는 95만원이 넘는 팬택 베가시크릿업 출고가를 35만원 낮춰 판매하려 했으나 실패하기도 했다. 이통3사 중 논란이 가장 많았던 LG유플러스는 KT보다 적은 18만7000여 명 정도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모았다.

KT는 지난달 27일부터 이통3사 중 가장 늦게 단독 영업에 돌입했다. KT는 갤럭시S4미니, 옵티머스GK 등 자사 전용 단말기 출고가를 50% 이상 낮췄고 보조금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출시 20개월 이상 지난 아이폰4/4S를 저가폰 대열에 합류시켰다. 소비자들은 KT의 출고가 인하 정책에 호응하기 시작했고 KT는 영업정지 기간 동안 경쟁사에 내준 가입자 절반을 영업재개 5일만에 회복했다. 한 때 너무 많은 가입자가 몰려 전산 장애까지 발생하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역시 불법 보조금, 예약 가입 논란이 일었지만 KT는 "단말기 출고가 인하 정책과 영업 일선에서 '눈물 젖은 빵'을 들고 노력한 결과"라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에 KT는 지난 19일까지 이통3사 중 가장 많은 24만여 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각각 45일 간 영업에 제재를 받은 이통3사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거나 반성의 기미 없이 오로지 가입자 유치를 위해 새로운 정책을 내놓기 바빴으며 경쟁사 불법행위 폭로전 역시 이전과 다를 바 없었다.

이외에도 알뜰폰 업계에서도 이통3사 영업정지 기간을 기회로 가입자 유치를 위해 보조금 논란이 일기도 했다. 

68일 영업정지, 실효성 논란만 남겨

사상최대 영업정지는 지난 20일 이통3사 모두 정상 영업을 시작하면서 마무리 됐다. 알뜰폰 시장 활성화, 단말기 출고가 인하 등 긍정적인 결과를 남기기도 했지만 영업정지가 남긴 부작용과 실효성 논란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미래부에 자료에 따르면 영업정지기간 번호이동 수치는 일평균 65.7% 감소했으며 알뜰폰 가입자는 43만6880명 증가했다. 이에 미래부는 영업정지 기간 동안 이통3사가 자발적으로 불법 보조금 근절 노력에 나선 것과 내부 구성원 및 유통망 교육 강화 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시민단체 YMCA는 이번 영업정지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불법가입자 모집, 불법보조금 투입 의혹과 같은 상호 비방과 폭로전, 소비자를 기만하는 '공짜 단말기' 마케팅 등은 당초 미래부가 꾀한 '시장 안정화'와는 거리가 먼 기왕의 행태를 그대로 보였다고 평했다. 또한 영세한 유통점들의 생존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제조사 측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때문에 이번 영업정지가 내세운 이통사들에 대한 징벌 효과 측면과 이동통신 시장 안정화 효과 측면 모두 실패했다고 판단했다. 

YMCA 측은 "정책의 목표와 수단이 불명확하거나 정교하지 않은 정책은 효과적일 수 없다"며 "결국 영업정지 역시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는 미래부 제재조치 이전부터 이미 예견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효과가 불분명한 정책과 결과도 실망스러운 부실 제재조치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단말기유통법 시행령과 고시 제정과정에서 제조사와 이통사의 요구보다 소비자의 이해와 동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바란다"며 마무리 했다. 

미래부 역시 영업정지 기간 발생한 일부 부작용에 대해 인정했다. 사전예약 가입자 모집 논란, 출고가 인하룰 둘러싼 사업자와 단말기 제조사간 불협화음이 일어나는 등의 부정적인 면이 있었다는 것과, 자발적으로 운영하기로 한 공동 시장감시단이 제 역할을 하지 못 했다고 평했다. 결국 미래부는 각 사가 제출한 경쟁사의 사업정지 위반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하기로 했다. 이통3사 부사장을 불러 이번 사업정지 이행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이통시장의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아울러 영업정지 처분으로 인해 일반 국민, 제조사, 유통점 등 제3자가 피해를 입는 부작용이 있어앞으로 제3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영업정지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결국 이번 영업정지는 단순 위법행위에 대한 처분만 있었을 뿐 제재를 내린 미래부 조차 실효성 논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못한 채 마무리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