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기술 확보로 모바일 AP 등 미래사업 속도동부하이텍 인수설도 모락모락… 종합반도체 될까
  • ▲ LG그룹이 반도체 설계에 뛰어들면서 동부하이텍 인수설까지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LG그룹이 반도체 설계에 뛰어들면서 동부하이텍 인수설까지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합뉴스

LG그룹이 반도체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가전 등 LG그룹 내의 주력 사업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반도체 설계' 기술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최대팹리스 실리콘웍스를 인수한 데 이어 동부하이텍에 대한 인수설까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종합 반도체사업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 LG전자, 미래사업 위해 반도체 힘 싣는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이 먹거리 사업으로 반도체 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 차세대 시장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반도체 기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LG는 실리콘웍스 인수로 반도체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LG가 실리콘웍스의 최대주주인 코멧네트워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16.52%)과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실리콘웍스 지분(2.89%) 등을 사들이기로 한 것이다. 

디스플레이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인 실리콘웍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TV용 디스플레이 패널에 신호를 전달해 영상을 만드는 디스플레이 구동칩 등을 전문적으로 설계하는 곳이다. LG디스플레이의 주력 고객사이기도 하다.

LG디스플레이는 실리콘웍스로부터 디스플레이 구동 드라이버IC를 공급받아 최종적으로 애플 아이패드용 LCD 패널을 만든다. LG그룹은 반도체 설계 업체기술을 확보함으로써 미래 경쟁력을 얻게 됐다.

LG전자의 최근 행보만 봐도 반도체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핵심부품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대한 독자적 생산을 통해 퀄컴의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실리콘웍스를 인수한 것도 그룹 내에서 반도체에 대한 수요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도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키워 신성장 동력으로 준비하려는 포석도 깔려있다. 과거 LG반도체 시절 보유한 시스템 반도체분야 기술력을 바탕으로 TV 시스템온칩(SoC)와 모바일 AP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 반도체 생산업체 '동부하이텍'도 껴안을까 

상황이 이렇게 되자 LG의 동부하이텍 인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실르콘웍스가 반도체를 설계하는 곳이라면 동부하이텍은 반도체의 위탁생산 업체다. LG는 이미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루셈도 보유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을 인수하게 되면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후공정까지 이르는 전 과정을 모두 아우르게 되는 것이다. LG가 동부하이텍 인수설에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인수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하지만 인수에 대한 시너지 효과가 생각보다 작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동부하이텍을 인수하게 될 시 LG그룹의 경쟁업체와 동부하이텍 간의 거래가 끊길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경쟁사는 반도체 생산업체서 동부하이텍을 배제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동부하이텍은 LG그룹 계열사의 물량이 주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LG가 동부하이텍 인수를 꺼리는 점도 성장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동부하이텍 매각은 정부가 주도하는 인수합병전으로 볼 수 있다. 동부그룹은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고 그 일환으로 주요 계열사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주도의 매각전은 인수 시너지 효과 외에도 변수가 생긴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수설의 향방은 아직 알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