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서 동대문표 옷 팔아
잇단 항의에 자가단속 나서

롯데백화점이 입점한 여성 영캐주얼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동대문표' 상품 판매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동일한 저가의 상품을 백화점에서 비싸게 구입했다는 항의가 잇따르자 이같은 조치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 5월부터 매장에 모니터 요원을 파견해 사입 상품 단속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롯데는 약 두 달 전 상품본부 여성팀 팀장급 이상 간부들과 입점 업체 임원들 간의 간담회를 열고 자리에서 '사입 상품 퇴출'에 대해 처음 언급했다. 당시 업체 임원들에게 '라벨갈이 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며, 적발 시 조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뒷말이 무성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언젠가 문제가 될 줄 알았다"면서 "티셔츠 등 캐주얼 단품이 많이 팔려나가기 시작한 3월부터, 저가의 제품을 백화점에서 비싸게 구입한 소비자들의 항의가 계속 접수돼 시행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소비자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도록 백화점에서 나서야 되겠지만 사실 브랜드마다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그저 바이어와 지원팀이 자체적으로 활동하는 것에 불과하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롯데백화점 측은 관련된 단속 배경이 온라인브랜드 입점 때문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 내 입점한 온라인 브랜드들은 동대문 쇼핑몰과 백화점에서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면서 "관련한 판매 단속은 저가의 온라인브랜드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 기존 입점한 영캐주얼군 입점사들이 동대문 물건을 사와 라벨갈이를 하며 팔 수 있어 방지차원에 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에서 수입한 일반 상품을 마치 자사 브랜드 상품으로 구성해 판매하는 편집숍 형태도 단속 대상에 포함된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판매 단속은 현대백화점에서도 시행하고 있다. 현대는 상품 진정성 확보를 위해 지난 2010년부터 반기 1회씩 디자인카피, 라벨갈이 등을 확인해 상품 진정성 확보하는 QM(Quality Management) 활동을 진행한다. 지난 2011년에는 국내 의류·잡화 제조 업체대상으로 거래전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부문에 대한 안내와 규정이 설명돼 있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반면 신세계백화점 측은 온라인 브랜드 입점 사례가 없고, 이와 관련한 판매 단속 및 협력업체와의 간담회 또한 진행한 바가 없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