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쳐다보고 눈 맞추지만 의사소통은 아직"


삼성그룹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 중인 이건희(72) 삼성그룹 회장이 병상에서 문안 인사를 하면 반응도 한다고 18일 밝혔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이준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이날 수요 사장단회의 브리핑에서 이 회장의 병세를 묻자 "조금씩 차도를 보이고 있다. 틈틈히 안부인사를 할 때 업무 보고도 하면 듣고 계신다"며, "그러나 의사소통까지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지난 호암상 시상식 등 주요 사안에 대해 (최지성 그룹 미래전략실) 실장이 병상에서 말씀을 드리니 반응도 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의식을 회복한 것인지에 대해 "그건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반응을 한다는 건 쳐다보고 눈을 맞춘다는 뜻이다"라며, "병세는 그동안 밝힌 그대로이고 미세한 차도를 보이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삼성병원 의료진과 더불어 외국의 실력 있는 의료진으로부터도 자문을 얻고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지난 9일 이 회장의 상태에 대해 "손발을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하루 중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이 (수면 시간을 제외하고) 7∼8시간 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0일 밤 자택 근처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후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다음날 오전 2시께 막힌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stent) 시술을 받았다.

시술 직후부터 지난달 13일 오후까지 약 60시간에 걸쳐 뇌·장기 등의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저체온 치료를 받았고 이후 일정기간 수면상태를 유지하는 진정치료를 계속해오다 지난달 하순에 중단했다.

이 회장은 입원 9일 만인 지난달 19일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가족 전언으로는 지난달 25일 병실에서 야구 중계방송 소리가 크게 나자 눈을 한 차례 크게 뜨기도 했다.

삼성서울병원은 그 직후 "이 회장이 혼수상태에서 회복됐으며, 각종 자극에 대한 반응이 나날이 호전되고 있다. 신경학적 소견으로 보아 향후 인지 기능의 회복도 희망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이 회장 곁에는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이 지키고 있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사장 등 자녀가 수시로 병원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