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12년 시장점유율 50%, 성장 원동력 떨어뜨려
시장지배력 큰 사업자, 요금 인하 요인 적어
  • ▲ ⓒ한성수 ETRI 박사
    ▲ ⓒ한성수 ETRI 박사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 50%는 여전히 건재했다. 25일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무선통신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 시장점유율은 각각 SK텔레콤 50.1%, KT 30.1%, LG유플러스 19.8%로 나타났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이통3사 영업정지로 SK텔레콤은 4월 5일부터 5월 19일까지 45일간 영업을 멈췄다. 당시 영업중이던 KT가 출고가 인하 정책을 내세워 많은 가입자를 빼앗아 갔음에도 SK텔레콤의 50% 시장점유율은 흔들지 못 했다.

하지만 한성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산업전략연구부 박사는 이같이 고착화된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한 박사는 스마트폰 보급률 69%, LTE 보급률 54%로 세계 이동통신 서비스를 선도하는 시장으로 성장하고 기술적인 측면과 소비자 서비스 발전이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산업구조 측면에서는 건전한 경쟁구조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2년 SK텔레콤의 신세기 합병 이후 50% 넘는 시장점유율은 지속 유지됐을뿐 다른 사업자들은 2·3위 간 격차만 다소 축소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에 대해 한 박사는 '외화내빈(外華內貧)'이라 비판하며 지속성장을 위한 산업구조의 내실화는 다소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 1위 사업자 12년 시장점유율 고착 "산업 활력 없어"

한 박사는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활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 점유율 변동량의 합을 지수화 한 산업활력지수(Industry itality Index)를 적용한 결과 국내 이동통신 산업 활력은 비교국가에 비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156, 스페인 71, 이태리 48, 일본 43인 반면 우리나라는 5로 가장 낮은 활력도를 보였다. 또한 독점력 고착화 정도를 지수로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가 246으로 가장 높았으며 프랑스 113, 스페인 32, 이태리 19, 일본 26으로 나타났다며 국내 1위 사업자 고착화지수 수준은 비교대상 국가의 2.2배에서 13.2배까지 높았다고 밝혔다. 

한 박사는 "낮은 활력과 높은 지배력 고착화 수준은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독점화가 매우 견고하다는 것을 말한다"며 "독과점적 시장일수록 요금인하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OECD 주요 국가 중 시장점유율 50% 이상인 국가와 아닌 국가 간 통신요금 인하 수준을 보면 독점적 경쟁구조를 가진 시장에서는 요금인하 유인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초기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에서는 선·후발 사업자간 본원적 품질 격차가 존재해 그에 따른 시장점유율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최근 이러한 격차가 상당부분 해소돼 동등한 수준의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시장구조에 변함 없다는 것은 보조금이나 지배력 격차에서 오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지적했다. 

한 박사는 "시장지배력이 큰 사업자의 점유율 구조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통신요금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 박사는 시장 고착화 현상이 지속되는 이유 중 하나로 정부의 주파수 할당 정책에 대해 지적했다.

유럽의 경우 주파수 할당 이전에 이해관계 사업자와의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치는 등 시장경쟁 활성화를 유도하는 정책을 펼치는 반면 우리나라는 단순 무한 경쟁 방식으로 진행해 돈 많은 사업자가 가장 좋은 것을 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영국은 통신사업자 간 주파수 경쟁에서의 지나친 불균형이 없이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프랑스 역시 특정 통신사업자가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이에 한 박사는 "유럽은 주파수 효율뿐 아니라 독점방지까지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우리나라는 후발사업자들에 대한 정책 없이 무한 경쟁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주파수 경매는 한 번 하면 수 년 동안 다른 기회가 없다"며 "핵심 주파수에 대해서는 적절히 안배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칫 공정경쟁을 이유로 주파수를 나눠주면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경매 설계 방식에 있어 심도있는 고민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