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보통주-우선주 괴리율 17%대... "역대 최저"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최경환 경제팀 출범과 함께 기업 배당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배당 우선권을 갖는 '우선주'의 몸값이 급등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코스피200 중 우선주가 있는 51개 종목의 보통주와 우선주 간 괴리율 평균은 32.81%로, 지난해 말(50.58%)보다 17.77%포인트 하락했다.

    괴리율(보통주와 우선주 주가의 차이를 보통주 주가로 나눈 값)이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우선주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같은 기간 우선주의 주가 상승률은 보통주를 크게 앞선다. 코스피200 우선주는 올해 평균 40.75%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보통주는 3.89%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보통주와 우선주의 괴리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7일 기준 삼성전자 보통주 종가는 133만원, 우선주 종가는 110만4000원으로 괴리율이 17%를 기록했다.

    KB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써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의 괴리율은 2002년 2월 60% 이상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올해 초 11만9000원이었던 현대차 우선주도 지난 17일 15만6500원까지 31.5% 상승했다. 이 같은 우선주에 대한 '재평가'는 기업들이 배당 확대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주는 대주주가 경영권을 침해받지 않고 기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의결권을 주지 않는 대신 배당에 우선권을 부여한 주식이다. 의결권이 없고 거래량이 적어 유동성 위험이 있다는 점 등 때문에 통상 주가 수준은 보통주보다 떨어진다.

    여기에 1%대의 배당수익률, 의결권이 없음에도 보통주 배당률보다 1% 내외로만 더 붙는 프리미엄 등 때문에 우선주는 국내 증시에서 헐값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올 들어 새 경제팀의 출범 등으로 기업들의 배당 확대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커지고 있다.

    남경문 동양증권 연구원은 "새 경제팀은 기업의 배당 확대를 유도하고, 배당주 펀드에 세제 혜택을 주는 등의 정책을 펼칠 것"이라면서 "이는 우선주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기업은 대외불확실성 증가와 성장세 둔화 때문에 신규 사업 투자를 늦추고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며 "성장이 멈춘 기업에 대해 주주들의 배당압력이 커지고 있으며 기업은 이를 수용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삼성그룹은 지배구조와 관련해 경영권 승계에 따른 상속세 재원 마련 등을 위해 배당금 증액이 불가피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것도 우선주의 몸값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우선주의 가파른 상승에도 불구하고 우선주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저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이의 대응으로 높은 배당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